낯선 곳에서 하룻밤 우연히 동혁과 만난 혜린은 5년전을 회상한다. 자신의 환경을 비관하며 엄마의 무덤이 있는 고향에서 자살을 결심 했던 혜린은 동혁을 만나 위안을 받고 하룻밤을 보낸 후 삶의 의욕을 찾는다. 하지만 곧 임신을 했음을 알게 되고 동혁의 가정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사라졌던 것. 동혁은 혜린의 아들 훈이 자신의 아들임을 알게 된다. 혜린은 다시 한번 동혁의 가정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이모가 있는 어촌으로 가지만, 자신을 강간하려는 남자를 폭행하고 체포된다. 아들 훈을 동혁에게 보내고 교도소에 수감된 혜린은 출소 후 그들을 떠나려 하지만 엄마를 찾는 훈을 외면하지 못하고, 동혁과 그의 아내도 훈을 혜린에게 보낸다. 60년대 후반 이후 계속 반복, 변주되고 있는 아이를 둘러싼 한 남자와 두..
진아의 편지 - 청년문화 세대의 연애 진아의 편지를 몇 년 만에 다시 보면서 다시 한번 김응천 감독에게 청춘영화의 대부라는 호칭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느낀다. 그가 하이틴 영화와 대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많이 발표하면서 얻게 된 이 별명에 관객은 단단히 속고 있다고 느끼는 건 그가 본질적으로 청춘시기를 지나고 있는 당사자들에게 관심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는 청춘을 지나고 있는 당사자보다는 항상 부모 혹은 어른의 입장을 대변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그가 청춘을 대하는 자세는 대체로 보수적인 편이다. 에서도 주인공인 진아와 세환은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주체성은 인정되지 않는다. 진아부터 엄마에게 영향을 받고 있으며, 세훈은 아버지의 영향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한다..
고교 3학년인 예원과 영수는 대학입시에 성공할 때까지 만나지 않기로 굳게 다짐한다. 하지만 결과는 예원만 대학에 합격하고, 영수는 재수생의 길을 걷는다. 활달한 성격의 예원은 아이스하키 선수인 선배 덕진과 친해진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영수는 방황한다. 예원과 덕진은 그런 영수를 위해 서로 만나지 않기로 하면서 영수를 격려할 방법을 찾는다. 결국 영수도 그들의 우정을 받아들이고 공부해 대학에 수석으로 합격한다. 을 보고 나면 전형적인 김응천 감독의 영화구나 싶으면서도 좀 더 밝은 느낌을 받게 된다. 왜일까? 하고 생각하니 이 작품에서 만큼은 김응천 감독 특유의 꼰대잔소리가 덜 하네 싶은 거다. 학생은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교과서 잔소리가 의외로 덜하다. 왜일까? 또 생각해보니 결국은 주인공들이 대..
혁수는 전국기능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세계대회에 참가할 기회를 얻는다. 반면 진수는 혁수의 그늘에 밀려 만년 2위에 머물러 있다. 진수는 예전 권투를 하며 다친 손 부상 때문에 섬세함이 요구되는 용접에서 자꾸 혁수에게 패하고 있었던 것. 그들은 나란히 합숙소에 입소해 선의의 경쟁을 한다. 그러나 혁수가 학생시절의 실수로 소년원에 갔던 경력이 밝혀져 세계대회참가가 무산되고 대신 진수가 나가게 된다. 하지만 절망도 잠시. 혁수와 진수는 서로의 우정을 다져가며 격려한다. 진수는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 혁수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준다. 김응천 감독에다 70년대 후반이며 진유영이 등장하는 덕분에 하이틴 영화로 생각되지만, 이 영화는 계몽영화에 더 가깝다. 성실, 근면, 노력등 개발시대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묘..
간호학과에 진학한 병걸은 여자 친구 정미가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아 노심초사다. 정미는 남자가 왜 하필이면 남자답지 못하게 간호학과에 가느냐는 것. 단짝인 재박은 병걸과 함께 바늘과 실로 불릴 만큼 친한 친구이자 간호학과의 꽃밭에 나비이기도 하다. 재박과 간호학과의 여학우들인 자모라, 도맡아 등은 병걸과 정미를 이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정미는 임태환이라는 총학생회장과 친해지고, 병걸과 태환은 정미를 두고 대립한다. 그러나 사실 태환은 정미의 외사촌오빠였다. 정미는 병걸의 남자다움을 시험하고 싶었던 것. 모든 오해가 풀리고 그들의 사랑과 우정은 계속된다. 1979년 영화이기도 하겠지만, 지금의 시점에서는 젠더적으로 꽤 답답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는 영화다. 남자는 이래야 한다, 여자는 이래야 한다는 스..
은 한때 청춘영화 혹은 하이틴 영화의 대부로 불렸던 김응천 감독의 첫 청춘물이다. 김응천 감독은 여러 장르의 영화를 연출했지만, 70년대와 80년대를 지나면서 고교생과 대학생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청춘영화 전문감독으로 영화팬들에게 인식되어 왔다. 1966년에 개봉된 은 내게는 생소한 가수인 남석훈, 쟈니 리, 유주용이 클럽에서 노래를 연속으로 부르며 시작한다. 그들은 클럽 소속의 대학생 가수였던 것. 그리고 주로 대학생인 손님들은 열정적으로 트위스트를 추며 젊음을 만끽하고 있다. 하지만 곧 클럽 청춘대학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아야 할 처지다. 하지만 클럽의 공동 경영자인 주인공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어떻게든 기회를 잡으려고 하는데, 때 마침 많은 상금이 걸린 보컬 경연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출전하기..
윤시내는 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서울에서 율도로 내려온다. 시내는 당돌한 아이다. 배에서 만난 현선생에게 자기는 생맥주와 담배를 즐기는 대학생이라고 소개하거나, 스쿠터를 타고 머리를 기른 채 전학수속을 밟으러 온다. 이런 시내의 자유분방함은 규율부선생이나 다른 급우들의 질투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현선생은 항상 시내를 두둔한다. 그런 현선생을 좋아하게 된 시내. 친구들의 질투도 도를 더해가고, 현선생에 대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도 도를 더해가면서 급기야 시내는 쓰러지고 만다. 병석에서 시내는 섣부른 어른 흉내보다는 모범적인 청소년이 되어야 한다고 꺠닫는다. 김응천 감독이 1975년에 만들었던 을 스스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에서는 80년대 교복자율화 세대를 다룬다. 교복을 벗어 던진 80년대 10대의 ..
하이틴 영화의 짧은 전성기가 끝날 무렵인 1978년에 개봉된 은 하이틴 영화의 대표적 이름이 된 김응천 감독의 작품이다. 당시 문여송, 석래명 감독이 김응천 감독과 함께 삼각구도를 형성하며 경쟁했지만 결국 하이틴 영화의 대부라는 호칭은 김응천 감독의 것이 되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경쟁에서 김응천 감독은 다른 두 감독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인식속에 그의 이름이 가장 크게 기억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혹자는 하이틴 영화의 폭발을 알린 석래명 감독의 조차도 김응천 감독의 작품이라고 오인하고 있은 걸 보다 보면 얄개영화에서 그가 가지는 파워가 작품의 질보다는 그의 꾸준한 활동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는 다른 두감독에 비해 80년대 중반까지 꾸준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