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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대학>은 한때 청춘영화 혹은 하이틴 영화의 대부로 불렸던 김응천 감독의 첫 청춘물이다. 김응천 감독은 여러 장르의 영화를 연출했지만, 70년대와 80년대를 지나면서 고교생과 대학생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청춘영화 전문감독으로 영화팬들에게 인식되어 왔다.
1966년에 개봉된 <청춘대학>은 내게는 생소한 가수인 남석훈, 쟈니 리, 유주용이 클럽에서 노래를 연속으로 부르며 시작한다. 그들은 클럽 소속의 대학생 가수였던 것. 그리고 주로 대학생인 손님들은 열정적으로 트위스트를 추며 젊음을 만끽하고 있다. 하지만 곧 클럽 청춘대학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아야 할 처지다. 하지만 클럽의 공동 경영자인 주인공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어떻게든 기회를 잡으려고 하는데, 때 마침 많은 상금이 걸린 보컬 경연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출전하기로 한다. 하지만 근처 깡패일당은 그들을 납치해 가짜 비틀즈 행세를 하라고 강요한다. 비틀즈 내한공연이라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게 되고, 이 사기공연에서 여경찰의 재치로 그들은 탈출하게 된다.
영화의 스토리는 정말 지구를 떠나 달나라에 간다 할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부분이 있지만, 60년대 젊은이들의 모습과 음악을 들을 수 있어 나쁜 것 만은 아니라고 할까. 이미자만 있었을 것 같은 60년대에 대학생 그룹사운드들의 록음악을 들으며 그 시절 다양한 음악이 존재했음을 알게 된다. 60년대 이금희라는 댄스가수도 알게 되었는데, 그녀가 열정적으로 춤을 추며 부르는 “이것이 바로 다이나마이트”라는 노래는 아주 마음에 들었다.
무리수를 둔 스토리가 조잡하긴 했지만 나름대로 즐길만한 영화였다. 당대 젊은이들의 고민이 무엇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그들이 비틀즈에 엄청나게 열광했었다는 사실만은 확실하게 알았다. 당대 한국의 톱가수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다. 1966년이면 한국영화의 황금기로 분류되는 시기이긴 하지만 테이크는 무조건 1번이었던 듯 싶다. 분명 NG컷 처럼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나몰라라하고 나오는 장면이 꽤 많았다.
이 영화의 도입부는 1982년에 역시 김응천 감독이 연출한 대학 청춘물 <갈채>의 도입부와 비슷하다. 그래도 김응천 감독 본인은 이 영화에 애정을 갖고 있는 가 보다 생각하다가도 <열아홉 살의 가을>의 장면을 그대로 <얄숙이들의 개성시대>의 첫 시퀀스에서 자가 복사한 걸 보면 그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개봉 : 1966년 12월 23일 피카디리 극장
감독 : 김응천
주연 : 유주용, 남석훈, 쟈니 리, 트위스트 김, 최지희, 이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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