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 신상옥 감독의 1968년 작품. 가문의 출세를 위해 딸을 후궁으로 들여보내려는 김참판. 하지만 딸 자옥은 이미 사랑하는 사람 정호가 있다. 하지만 권세와 권력욕에 사로잡힌 아버지는 기어코 자옥의 남친을 내시로 만들고 자옥을 후궁으로 보낸다. 그러나 왕은 김참판을 조롱하듯 자옥을 멀리하고, 내시로 들어온 정호는 자옥과 궁궐을 탈출하려고 시도하지만 내시감에 붙잡히고 마는데... 60년대 후반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내면에 있는 사랑과 그에 수반되는 욕망을 대담하게 구성한다. 영화적 재미를 위해 구중궁궐에서 일어날법한 자극적인 사건들을 전시하는데, 이것이 난잡하게 느껴지지 않고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묻어나면서 신상옥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특히 연기가 훌륭한데, 주연인 신성일과 윤정희보다는 조연들..
젊은 느티나무. 제목 참 좋다. 이 제목을 처음 들어봤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처음 들었을때가 아마 김혜수가 막 스타덤에 오를 즈음 출연했던 TV 문학관 아니면 베스트셀러극장에서 방송했던 였고, 한참 김혜수에 대한 팬질을 하고 있던 시절이라. 아마도 보긴 했을 듯. 그런데 장면장면이 기억이 안 난다. 그랬다는 거지. 좋아라 하는 제목의 를 봤다. 이번엔 문희가 주인공이다. 이미 원작소설이 아주 유명하지만 역시나 읽어보진 않았기 때문에, 영화로만 생각해본다면 담담한 이야기더라는 것. 품고 있는 내용은 활화산이 되기에 충분한데, 영화는 소소하게 진행시키고 있었다. 이성구 감독은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깨끗하게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정말 영화는 깔끔했다. 문희와 신성일의 감정도 클라이막스 대신 절제를 택하고 있고..
명혜가 출산을 한다. 그런데 아이가 장애아다. 남편 용일은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 혹시 전 애인이었던 현수의 아이가 아니냐고 다그친다. 용일은 친구 현수의 애인이었던 명혜에게 끈질기게 구애했고, 어이없게 현수가 포기해 그와 결혼했던 것. 그래서인지 용일은 아내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 남편은 기어코 아이를 시골 유모에게 보내버린다. 괴로운 나날이 이어지는 와중에 현수는 자살하고, 남편은 미국으로 떠난다. 남편이 없는 틈에 아이를 찾아오지만 아이는 폐렴에 걸려 죽고 만다. 명혜는 괴로움에 자살을 결심하지만 기환이 그녀를 구한다. 기환은 다시 열렬하게 명혜에게 구애하지만 끝내 명혜는 거절한다. 6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대표적 촬영감독인 전조명 감독의 연출작 중의 한편이다. 윤정희, 신성일, 신영균..
2014년에 발굴된 김광식 감독의 를 시간이 나서 드디어 영상자료원에서 봤다, 이 다큐멘터리는 1968년이 대중가요가 시작된 지 50년이 된 해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배우 김진규가 친절하게 대중가요의 역사를 들려주면서, 간간히 옛 시절의 모습은 재현을 통해 보여주는 방식을 택한다. 반면 당대였던 60년대는 가수들이 직접 등장해 노래를 불러준다. 김진규는 대중가요의 시작이 일본 유학생들로 구성된 토월회가 연극 도중 막과 막 사이에서 불렀던 노래였다고 말한다. 이후 최초의 레코딩이었던 윤심덕의 사의 찬미(극 중에서는 죽음의 찬미로 말해진다)를 시작으로 일제 강점기의 고단한 삶을 나 이애리수의 , 이난영의 등의 구슬픈 가락의 노래들이 민초들의 애환을 달래주었다. 이후 해방이 되면서는 희망을 표현..
가난했던 시절에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다양한 감성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아이들의 고통스런 삶을 통해 우리는 아직 그들을 포용하지 못하는 각박한 사회에 대해 안타까워 할 수도 있고, 그 비참함을 꼭 이겨내 아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고 말겠다는 다짐을 할 수도 있다. 여전히 가난했던 1960년대 후반. 김수용 감독 역시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통해 사회적 인프라에 대한 성찰을 하고 있는데, , 에 이어 전국축구대회에서 우승한 고아축구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을 1968년에 개봉하며 불우한 환경에 처한 아이들을 통해 다시 한번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시도를 하고 있다. 축구만이 희망이었던 서울 시립 아동보호소의 축구부 소년들이 원장(김동원), 여선생(윤정희), 코치(신영균)의 도움을 통해 고..
장희빈은 영화와 TV드라마에서 가장 대중적인 캐릭터중의 하나다. 그동안 배우만 다를 뿐 비슷한 내용의 영화와 드라마는 끊임없이 만들어졌고, 또 대부분 흥행이나 시청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하긴 같은 내용임에도 볼 때마다 재미를 느끼고 몰입하게 되는 걸 보면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장희빈이라는 여인의 삶이 그만큼 드라마틱 하긴 한가 보다. 1968년에는 명장 임권택 감독도 장희빈을 소재로 영화로 만들었다. 제목에 요화라는 단어를 사용해 좀 더 강한 인상을 부여하고 싶었던 듯 짐작되지만 영화 자체는 조금은 평범하게 진행되는 편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장희빈에 대해 딱 그만큼의 정보로 영화를 만들었다. 그러므로 영화 을 통해서는 재미있는 대중영화를 만들어 흥행을 하겠다는 것 외에 임권택 감독의 야심..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신호에게 8년전 헤어졌던 혜영이 연락을 해 온다. 혜영은 8년전 서울에서 하숙을 할 때 총각으로 행세하면서 만났던 여자. 무척 사랑했지만 시골에서 아내와 아이들이 올라오면서 헤어지게 되었던 것. 혜영은 아들 영신의 장래를 위해 아빠인 신호가 키워주기를 원한다. 모질게 결심한 혜영은 아들과 뼈아픈 이별을 한다. 신호의 아내는 남편과 가정의 행복을 위해 영신을 받아들이고 정성껏 키우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엄마를 그리워하던 영신은 엄마를 찾으려다 밤 늦은 시간에 집에 오게 되고, 화간 난 신호가 영신을 때린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혜영은 다시 영신을 데리고 묵호로 돌아간다. 1968년에 흥행에 크게 성공한 작품이다. 고무신 관객이라 불렸던 여성관객들이 많이 몰렸던 작품이면서 굉장한 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