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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느티나무. 제목 참 좋다. 이 제목을 처음 들어봤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처음 들었을때가 아마 김혜수가 막 스타덤에 오를 즈음 출연했던 TV 문학관 아니면 베스트셀러극장에서 방송했던 <젊은 느티나무>였고, 한참 김혜수에 대한 팬질을 하고 있던 시절이라. 아마도 보긴 했을 듯. 그런데 장면장면이 기억이 안 난다. 그랬다는 거지.

 

좋아라 하는 제목의 <젊은 느티나무>를 봤다. 이번엔 문희가 주인공이다. 이미 원작소설이 아주 유명하지만 역시나 읽어보진 않았기 때문에, 영화로만 생각해본다면 담담한 이야기더라는 것. 품고 있는 내용은 활화산이 되기에 충분한데, 영화는 소소하게 진행시키고 있었다. 이성구 감독은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깨끗하게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정말 영화는 깔끔했다. 문희와 신성일의 감정도 클라이막스 대신 절제를 택하고 있고, 조연으로 등장하는 주위 인물들도 감정을 고조시키지 않는다. 아마 숙희(문희)의 일인칭 관점으로 영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숙희의 감정의 흐름에 따라 영화가 따라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다지 큰 자극이 없는 관계로 자칫 심심해질수 있는 영화였지만, 통속적으로 흐를수 있는 소재를 적절하게 절제했고, 결과를 만들기 보다는 유보함으로써 여운을 끌어가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도 문희가 무척 어울렸다. 그녀에게선 얼핏 어두운 그림자가 보여 약간은 청승맞아 보이는 편이라 생각되어, 순수하기만 한 역할에는 썩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재가한 어머니를 따라 새아버지와 살러 가는 것, 의붓오빠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그녀의 얼굴과 썩 어울려 보였다. 신성일의 차분함도 많이 인상적이었고 말이다. 아역에서 청소년으로 성장한 안성기의 모습과 80년대까지 중후한 연기를 보여주었던 윤양하의 젊은 모습도 새롭다.



개봉 : 1968329일 명보극장

감독 : 이성구

출연 : 문희, 신성일, 박암, 윤양하, 안성기, 주증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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