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하이틴영화가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던 1977년. 같은 성인영화로 유명한 정인엽 감독이 이 흐름에 동참했다. 바로 라는 영화다. 당시 하이틴 영화라고 하면 이승현과 김정훈을 주인공으로 한 남고교생의 학교 교실과 집안을 중심으로 좌충우돌 활약상을 코믹스럽게 묘사하는게 주된 내용이었지만, 는 소재를 야구에서 가져온다. 이 영화는 1972년 제25회 황금사자기 대회 결승전에서 군산상고가 부산고를 상대로 9회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좀 더 현실감있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일일까? 캐스팅에서도 얄개영화의 대표 얼굴이라할 이승현과 김정훈 대신 진유영과 이동진 그리고 얄개들의 영원한 워너비 강주희를 얼굴 마담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실제 주인공은 불굴의 투수 세훈을 ..
하길종 감독의 데뷔작 은 워낙 많이 알려지고 연구되어져서 뭔가 더 새로운 걸 보겠다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리는 영화처럼 보인다. 영화가 가지는 풍부한 정치적 상징성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만큼이나 세련된 스타일이 주목받기도 했다. 그렇다보니 나는 이 영화에서 건방지게도(?) 뭔가 새로운 걸 발견해 내리라 하는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대단하다는 이 영화를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는 것에서 만족을 얻으리라 생각할 뿐이었다. 어쨌든 다양한 정치적 알레고리를 상징적 미장센으로 대체하면서, 당시 직접적인 대사나 화면으로 구구절절 설명을 통해 관객들을 이해시켜야 한다는 한국영화적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고 있는 점은 이 영화가 당대의 어떤 영화보다 스타일적으로 앞서가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나친 상징성이나 ..
정인엽 감독의 그 유명한 을 보고 난 이후의 느낌은 이랬다. 이렇게 덜떨어진 영화가 그토록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더군다나 온갖 현상을 만들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는 것에 대해 내심 당혹스러웠다는 것. 이 영화는 그런 대접을 받을 만한 영화가 아니었다. 영화 은 그냥 졸작이다. 사실 모든 걸작이 흥행에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졸작이 흥행에 실패하는 것은 아니므로 흥행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겠지만, 그래도 이해하기 힘든 것은 이 영화가 하나의 현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당시 입소문으로만 전해지던 을 적당히 패러디한 제목이 적당히 호기심을 자극했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여타 영화보다도 야하지 못한 이 영화가 그토록 야한 영화라는 소문을 달고 다니는 것은 아마 이 영화가 당대 관객의 은밀..
이두용 감독은 77년 이후 그 이전의 액션영화에서 벗어나 일년에 3~4작품을 연출할 정도로 다작을 하면서 멜로, 공포, 반공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지속적으로 개봉시키며 8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구가한다. 는 80년 3월에 개봉되었는데, 멜로드라마의 외피에 스릴러를 덧입히는 구성을 취하고 있는 작품이다. 얼핏 보면 4각관계의 치정물로 볼수도 있지만, 죽은 정명재(하명중)의 장례식에 나타난 두 명의 여자 민신애(김미숙)와 고수미(이문희)에 대한 수수께끼를 아내인 유미영(정애리)가 풀어가는 방식을 통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화면을 입체적으로 살려내고 있다. 이 영화는 나름 착한 아내였고, 그러므로 남편도 행복했을 것이라고 생각한 유미영이 남편의 장례식에 나타난 두 명의 여인 때문에 배신감을 느끼고 복수..
고교 우량아는 석래명 감독의 고교얄개가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서 같은 영화사에서 내놓은 김응천 감독의 속편이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사와 석래명 감독과의 불화로 각각 따로 속편을 제작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뒤이어 석래명 감독은 이라는 속편을 내놓는다. 기록상으로는 얄개행진곡이 더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KMDb 참고)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흥행을 위한 치열한 속편경쟁을 벌여 만든 이 영화가 얼마나 함량미달의 작품인가 하는 것일 테다. 김응천 감독은 이전에도 임예진을 주연으로 한 하이틴물과 대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한 캠퍼스물을 통해 청춘영화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감독이 되었다. 그러나 한번쯤은 김응천 감독이 발표하고 있는 하이틴 영화들의 수준이 어떤가에 대해 눈 질끈 감고 한번 냉정히 따져보는 것도..
옛날 한국영화를 보면서 종종 유치하다는 인상을 받곤 하지만 그 유치함이 친근함에서 비롯되는 경우이다 보니 항상 즐겁게 보곤 한다. 그런데 뜬금없이 이렇게 리뷰를 시작하는 이유는 76년 이원세 감독의 작품 를 보면서 조금 유치해보이긴 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친근한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다. 당대의 미녀로 유명한 정윤희 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웠을 20대 초반에 출연한 작품속에서 정윤희는 아직 가다듬 어지진 않았지만 매력을 감출 수 없는 미모가 돋보이고, 당대의 미남으로 유명한 하명중이 서글서글한 모습으로 등장해서 역시 좋아보이는 영화가 목마와 숙녀였다. 그럼 우선70년대 중반의 연인들은 어떻게 데이트를 했을까?허허실실 그저 잘 웃고 약간 수줍음도 있지만 그래도 뚝심있는 사나이 상규(하명중)착하고 발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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