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본드, 에단 헌트... 또 누가 있지?... 쟈니 잉글리쉬. 음, 그렇다. 이 분도 스파이다. 나이가 차서 이제 정년퇴임하신 스파이. 이미 아날로그시대에 그 사명을 다 하신 분. 그런데 스마트폰 시대에 쟈니가 다시 소환된다. 왜냐하면 디지털 시대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의 등잔밑을 아날로그가 밝힌다고 할까? 미스터 빈으로 유명한 로완 앳킨스의 코믹 스파이물 는 1편과 2편으로 제 소임을 다한 시리즈라 할 만하다. 하지만 점점 고도화되어가는 디지털 시대를 비틀어 패러디하는 것은 꽤 재미난 상상이 되더라. 마치 슬랩스틱은 아날로그가 어울린다는 듯이 말이다. 로완 앳킨스이 보여 주었던 캐릭터 미스터 빈과 쟈니 잉글리쉬는 먼 과거로 가면 채플린과 키튼 그리고 로렐과 하디에 대한 오마주이기 때문이다. 오..
은 지금까지 나온 시리즈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보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새로운 시리즈를 볼 때마다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으니까 아마 다음편이 나온다면 그게 가장 재미있을 확률이 크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내게 시리즈는 만족도가 아주 놓은 편에 속하는 프랜차이즈 영화로서 이나 새로 리부트된 과 함께 항상 기대를 하게 되는 그런 작품이다. 1996년 TV 시리즈를 영화화한 1편이 처음 나왔을 때는 톰 크루즈보다는 감독이었던 브라이언 드 팔마에게 더 방점이 찍혀 있었다. 그러니까 브라이언 드 팔마가 자기의 색깔을 확실하게 입힌 미장센을 선보이면서 이 영화는 작가영화처럼 분석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2편에서도 오우삼 감독이 홍콩 느와르 영화의 이미지와 미장센을 활용하면서 작가적 색..
我를 버리고 대의명분을 위해 뛰고 나르고 구르는 멋진 것들.국가와 국민을 위기에 처하게 하는 자들을 체포하여 수갑을 채우는 멋진 것들.그래서 뭇사람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어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주인공인 것들.은 바로7급 공무원이라 불리기도 한다는 국가정보원 소속의 요원들이다. 하지만 그들은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몰라 항상 대기 3분전인 상황이라진득한 눈빛 교환하고 막 작업 들어가기 3분전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도바로 세운 거 내려놓고 바람같이 뛰어 나가 범인의 손목에 수갑을 채워야한다.그러다보니 사랑에 수갑 채우기는 오시마 빈 라덴의 손목에 채우기보다어렵게 되고 말았다. 신태라 감독은 관객들에게 이미 익숙한 할리우드 첩보영화의 컨벤션을모두 가져온다. 특히 7급 공무원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트루 ..
는 전작인 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는 속편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 전작의 마다가스카르의 추격씬에 비할 만큼 멋진 카체이스씬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일단 베스퍼에 대한 제임스 본드 개인의 사적인 복수에 초점을 맞추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여기서 개인적 복수심은 국가의 대리인으로서의 스파이라는 정체성과 부교합하기 때문에 이것은 제임스 본드의 또 하나의 통과의례가 된다. 조직 곳곳에 숨어있는 내통자라는 설정등이 컴퓨터망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국가처럼 돌아가는 세계를 생각나게 만든다면, 영화에서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채 막연하게 거대조직이 계획하고 있는, 남미의 쿠데타를 통한 자원의 확보라는 사업에 영국이나 기타 여러 선진국들이 관여하고 있는 것이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려는 것 역시 현실의 흐름을 반영하는 설정일 ..
다니엘 크레이그가 주연한 007 시리즈는 2000년대 이후 나온 액션영화중 멧 데이먼의 본 시리즈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액션영화다. 이전 007 시리즈도 모두 챙겨보았지만 재미의 여운이 그리 오래가는 편은 아니었다. 실은 그렇게 흥분해서 방방 뛸 만큼 영화적으로나 재미로나 충분히 와 닿지 않았다고 하는게 맞으려나... 그런데 은 굉장히 재미있었다. 물론 이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던 배우인 다니엘 크레이그 때문에 쉽게 몰입이 되었던 것도 원인일 수 있겠지만, 오프닝이 지난 후 첫 시퀀스에서부터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박진감 넘치는 마다가스카에서의 추격씬에 온통 빠져들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제임스 본드가 총이 아닌 주먹과 다리 등 온 몸을 사용해 액션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었다. 달리고, 넘어지고, ..
이상하게도본 아이덴티티를 보고 있으면 외로움이 느껴지고 쓸쓸해진다.나는 제이슨 본의 그 고독이 안타깝다.그래서이 한 장면이 내내 가슴에 남아 짙은 여운을 만든다.그리고이 장면은 본 아이덴티티라는 멋진 액션 영화의모든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는 것이다.늦은 밤, 혹은 새벽. 저 멀리 가로등 불빛만이 고즈넉한 거리에얇게 쌓여 있는 눈. 그리고 그 위로 나있는 발자국들.그것은제이슨 본이 걸어온 흔적일까?아니면 이미 지나간 누군가의 흔적을 보고 있는 것일까?그 흔적은그의 목숨을 위협하는 추격을 허락하는 것이며,또한 그가 찾아야 할 identity를 향한 재촉이다.어쩔수 없이쫓아야 하고 쫓겨야 하는 자의 운명이다.누가 그 길을 동행해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