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이화는 본인의 일거수일투족이 자세하게 묘사된 편지를 매번 받지만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지 못한다. 결국 그 남자는 앞집에 살고 있는 요섭으로 밝혀진다. 연약해 보이는 요섭과 데이트를 하는 이화는 그의 성적인 욕망을 거칠게 거절한다. 요섭의 자살은 이화에게 충격을 남긴다. 대학 2학년이 되어 이화는 대학신문기자 우석기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석기의 욕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석기는 군대에서 사고로 죽고 만다. 대학4학년이 된 이화는 고교은사인 허민을 만난다. 이제 그녀는 허민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육체를 던진다. 그러면서 모든 구속을 거절한다. 김호선 감독의 는 74년 이 세웠던 흥행기록을 단숨에 갈아치우며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영화가 된다. 이 기록은 무려 13여년이 지나서 로..
임권택 감독은 1978년에 라는 걸출한 작품을 만들면서 앞으로 한국영화계의 거장이 될 초석을 다졌다. 더불어 임권택 감독은 1978년에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두 편 만든다. 바로 북한 어린이와 남한 어린이의 비극적인 우정을 다룬 과 한 소년의 성장담 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어린이가 주인공인 이 두 편의 영화가 어린이용 영화에서 기대함직한 밝은 기운을 그다지 내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임권택 감독은 어린이를 마치 어른처럼 다루고 있다. 장난꾸러기 환(이영수)은 공원에서 친구들과 야구시합을 하던 중 나무에 있는 새집을 떨어뜨린다. 마침 공원을 지키던 할아버지가 새집을 다시 올려주려다 실족하여 병원에 실려간다. 할아버지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의기소침했던 환은 바닷가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
김시현 감독의 1974년 작품 는 격투씬만은 그럭저럭 볼 만하긴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 영화는 두 편의 영화를 따로 찍으려다가 뭔가 진행이 어긋나서 한 편으로 짜집기한 듯 화면 연결이 상당히 거친 편이고, 사실 스토리도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편도 아니어서 그만 졸작이 되고 만 영화다. 왜놈들이 설치고 다니는 19세말의 조선. 중국인 금아는 왜놈 패거리의 대장 오카모토의 희롱을 받지만. 그녀의 아버지가 구해준다. 이에 앙심을 품고 오카모토는 마치 동학당이 죽인 것처럼 꾸미고 금아의 아버지를 죽인다. 이로 인해 금아의 오빠는 동학당을 증오하게 되어 임호의 스승이자 약혼녀 은실의 아버지인 운봉을 죽인다. 복수를 다짐하는 임호는 일본군에게 잡혀 금아 오빠와 대결하게 되지만, 패배한다. 이를 금아가 구해 치료..
는 제목은 참 좋은데... 영화는 진부한 통속멜로드라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남자친구의 등록금과 생활비를 댄 여자 혜실(장미희). 그런 여자를 버리고 떠난 남자 형구(신영일). 결국 여자는 다른 남자와 결혼해 아이까지 낳았지만 지금은 과부. 7년만에 돌아온 남자는 재벌집딸 세화(조옥희)와 연애중. 그러다 운명적으로 다시 만난 여자와 남자. 다시 시작된 연애. 하지만 곧 남자는 암선고를 받고 곧바로 시한부로 돌입. 여자의 지극정성 간호가 시작된다. 그러다 결국... 이미 너무 익숙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김기 감독은 영화의 호흡마저 느리게 끌로 가고 있어 끝까지 보려면 약간의 인내가 요구될 정도다. 단, 진부한 스토리라인에서 그나마 눈길을 끄는 것은 시동생(이영하)의 형수 혜실에 대한 감정의 동요를 그리고..
나는 비트를 만화 비트가 아닌 영화 비트로만 생각한다. 원작이 있다 하더라도 영화는 원작과는 다른 또 하나의 창작물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므로 얼마나 감독이 자신의 주제를 잘 표현해 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된다. 김성수 감독은 자신의 두번째 작품으로 첫작품인 '런어웨이'의 실패를 만회하기로 단단히 작정을 한 것 처럼 보인다. 그는 내용과 형식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절반의 성공을 거둔다. 우선 현란한 영상으로 중무장한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편집이다. 스피디한 커트는 살기 위해 정신없이 달리는 등장인물들의 절박한 심리를 무엇보다도 잘 표현하고 있다. 또한 의도적으로 시간과 공간을 무시한 교차편집은 민의 혼란한 심리상태를 무엇보다 잘 대변하고 있다. 물론 촬영 역시 두말할..
는 몇 달 후에 개봉되는 와 함께 신상옥 감독이 납북되기 전 마지막으로 만든 영화다. 이미 70년대 중반은 한국영화의 암흑기로 불리며 이중삼중의 검열로 피폐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신상옥 감독의 입장에서도 영화사의 허가가 취소되는 등 위기에 봉착한 시절이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는 신감독의 재기를 도모하는 영화였던 듯 오락적 흥미로만 따진다면 의외의 수확이라 할 정도로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모양새만 따지고 본다면 이제 막 데뷔하는 신인의 테스트용 영화로 적당한 소재다. 신상옥 같은 대가가 굳이 덤벼들 영화는 아니라는 것. 에는 당대 흥행영화를 위한 모든 클리쉐가 총 집합한 영화처럼 보인다. 전세계의 B급 영화시장에서 한정된 공간에 여인들을 모아놓고, 그녀들의 육체를 전시하면서 착취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