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적 일지매 부정부패와 탐관오리의 학정이 극에 달한 조선 말엽. 김만근과 그 일파는 끊임없이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 그 즈음 마을에는 양민을 돕는 일지매라는 사람이 출몰하여 부자의 돈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있어 의적이라 불리고 있다. 덕진이 바로 그 일지매다. 그는 김만근 일당을 쳐부술 생각에 가득하다. 그의 여동생 연화는 기생으로 위장하고 있다. 인걸은 박흥수라는 가명으로 그들과 만난다. 그 역시 김만근 일당을 쳐부수려 하는데, 그는 김만근의 애첩 도금봉에게 청을 넣어 금부도사가 된다. 박흥수는 덕진이 일지매라는 것을 알지만 그런 그를 그냥 내버려둔다. 알고 보니 흥수 역시 일지매 가면을 쓰고 덕진을 돕고 있다. 연화는 예전 어린 시절 인걸과 이미 정혼했던 사이였다. 인걸 역시 숙향 아..
협동한의원을 운영하는 김희갑과 황정순 부부. 아버지 김희갑은 부모의 허락도 받지 않은 막내딸의 연애가 못마땅하다. 이 와중에 전국 팔도에 흩어져 사는 딸들로부터 초대장이 날아온다. 부부는 딸들을 찾아 팔도여행을 떠난다. 첫째 은희가 살고 있는 청주에서는 시멘트공장과 충청도의 문화재를. 둘째 민자가 살고 있는 전라도에서는 넉살좋은 사위 박노식과 간척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제주도 여행을. 넷째딸이 살고 있는 부산에서는 돈은 많지만 인색한 사위에게 마음을 상하고, 셋째딸이 사는 울산에서는 비료공장을. 다섯째딸 미애가 살고 있는 속초에서는 딸의 가난한 살림살이에 가슴아파 한다. 마지막으로 군인인 아들을 방문하여 남북분단의 현장을 둘러본다. 김희갑은 막내딸의 교제를 허락한다. 환갑을 맞이하여 모인 아들 딸, 사위와..
이광수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은 1960년 권영순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되면서 소설의 계몽적 색채를 의식하고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인물과 인물의 애정관계에 더 관심을 보이며 멜로드라마적으로 영화를 진행시키고 있다. 여러명의 인물도 단순화 하여 허승(김진규)과 정선(문정숙) 그리고 시골처녀 유순(조미령)의 삼각관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소설 에서 보여주는 일제강점기의 계몽주의는 한국전쟁 후 발전을 도모하던 50년대 후반의 시대상황에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권영순 감독이 당시 관객의 눈높이에 맞춘 재미를 위해 가져왔을 장르인 멜로속에서 계몽이라는 주제를 적절하게 조화시키지 못한 점은 아쉬운 점이었다. 가장 부각되어야 할 주제라고 할 고학생 허승의 계몽사상이 표피적으로 다루어지다 보니 멜..
음산하고 그로테스크하면서 강렬한 음악과 함께 시작되는 이만희 감독의 은 병원에서 죽은 시체를 영안실로 옮기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당시의 병원 영안실은 정말 그렇게 낡고 음산했을까? 장르가 서스펜스 호러를 지향하다보니 일부러 미술을 그런식으로 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쩄든 이 시체는 영화에서 중요한 복선으로 활용된다. 이후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된다. 외과과장인 노총각 광호(김진규)와 간호사인 진숙(문정숙)은 남몰래 정을 통하고 있는 사이. 진숙은 광호를 결혼할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광호는 진숙을 섹스파트너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는 상태. 광호는 동시에 병원 원장의 딸 정자(방성자)와 사귀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실을 눈치 챈 진숙은 순식간에 광호의 방해물이 되어버린다. 결국 ..
이건 내 생각에 불과하지만 50~60년대 초중반까지의 한국영화에는 강인한 여성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 같다. 그 강인함이라는 것이 거친 남성스러움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래도 일제강점기와 해방 그리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일제의 착취와 노동, 그리고 총칼에 쓰러져간 남성들의 자리를 잠시나마 대신할 수 있는 즉, 어떻게 보면 가부장적 면모를 가지고 있거나 그것을 지켜낼 수 있는 여성상을 그리워 한 것은 아닌가 싶다. 물론 이후에도 가부장의 자리를 대신하는 어머니, 아들, 딸의 모습을 그리는 한국영화는 대체적으로 88년 이전까지는 지속적인 흐름으로 만들어지고는 했고 관객의 호응도 높았던 것 같다. 선 굵은 남성적인 영화를 만든다고 알려진 신상옥 감독의 영화도 알고보면 여자가 주인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한국전쟁이 끝나고 2년후 개봉된 김홍 감독의 자유전선은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차지하고라도 조금은 황당하게 느껴졌다. 공산주의에 대한 혐오를 바탕으로 하면서 국민적 지지를 강요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 역력한 프로파간다 영화라고 할 만 하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세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첫째. 6.25가 터지기 하루전의 상황으로 주인공인 성호, 성희남매와 북의 군인이 된 성희의 애인 창환의 에피소드다. 공산주의를 강하게 경멸하는 캐릭터를 통한 긍정적인 국민으로서의 이미지 만들기에 집중한다. 이렇게 관객들은 그들과의 동일화를 통해 국민으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요구받게 되는 셈이다. 둘째. 본격적인 전쟁 에피소드다. 성호, 성희 남매뿐만 아니라 그들의 부모까지도 전쟁에 대한, 즉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