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구 감독의 에 대해 좋은 영화다. 걸작이다. 라는 말을 간혹 들으면서 꼭 보고 싶은 영화중의 한편이었는데, 실제로 보고 나선 고개를 약간 갸우뚱했다. 물론 이 영화가 싫었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러나 은 전형성의 덫에 갇힌 영화이기도 했다. 당시 반공영화가 가지고 있는 뚜렷한 이분법적 선악구도는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는 인물들을 지독히도 평면적으로 보이게 하고 만다. 그러다 보니 인질로 잡힌 성직자들인 안신부(허장강), 정수사(이순재), 루시아 수녀(윤소라) 와 낙오한 북한군인 네 사람(이예춘, 김혜정, 윤양하, 박근형) 사이의 갈등의 깊이가 얕다. 게다가 북한군들 간의 갈등이 도드라지는 것도 아니어서 긴장을 지속시킬 만한 고리가 약한 편이다. 그래서 감독은 기침소리를 복선으로 깔면서 인민군 부사령관..
윤정희의 얼굴은 원조 트로이카를 형성했던 문희와 남정임에 비해 차가운 성숙미가 돋보인다. 그래서 그런가 청순가련형의 인물은 문희에게 뒤지는 듯 하고, 도시 여성의 이미지도 남정임이 좀 더 어울리는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지적인 인물을 연기할 때는 윤정희가 더 어울리는 편이다. 그런데 의외로 코미디에서도 꽤 자연스럽다. 이것은 문희나 남정임이 가지고 있지 못하는 장점이라고 봐야할 듯 하다. 문희가 코미디 연기를 그다지 시도하지 않았고, 남정임이 구봉서나 기타 코미디언들과 연기하긴 했지만 캐릭터 구축에 성공하지 못한 것에 비하면, 윤정희는 코미디 영화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김영걸 감독의 1971년 개봉작 도 윤정희가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희극이다. 1970년대로 들어서도 여전히 ..
최인현 감독의 1970년 개봉작 을 보고 난 후, 혹시 이런 영화에 발견이라는 단어를 사용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감상했던 몇 편의 최인현 감독의 영화는 그저 평범한 한국영화였을 뿐이었다. 물론 이 영화도 대단한 걸작이네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어쩌면 당시의 평범한 한국영화의 수준을 보여 주거나, 조금 더 잘 만든 영화 정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영화는 내게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도 당시 젊은이들의 처지(?)를 상당히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상황에 공감되는 바가 컸다. 이 영화는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하루 데이트마저 쉽게 하지 못하는 가난한 연인들의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그 속엔 한국이라는 사회가 고스란히 축소되어 있었다. 가난한 연인..
제1세대 트로이카인 문희, 윤정희, 남정임이 같이 출연한 영화라서호기심에 불을 댕긴다.그녀들의 미모 대결, 연기 대결이 어떨지도 무척 궁금하다.그녀들의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던 시절이라 분량은 어떻게적절하게 조정했는지, 과연 카메라는 누구에게 더 관심을 보일까까지 시시콜콜 궁금한 것도 많다. 일단 스토리는독신녀 클럽의 열혈 회원인 3명의 친구 문희, 윤정희, 남정임이유명한 바람둥이인 신성일을 혼내주기 위해 작전을 짜다가오히려 신성일의 작전에 넘어가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인데,꽤 코믹하면서 재미있다. 결혼교실이 만들어내는 재미는 2가지라고 할 수 있다.먼저, 신성일이 세 여배우 중 과연 누구를 선택할까에 대한 관심이것은 세 여배우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겠지만또한 그녀들의 팬들이 궁금해하는 요소이기도 ..
한국 액션영화 계보에서 당당히 자리잡은 시리즈의 시초 일제시대. 천성이 착한 고아인 호는 마음 좋은 할아버지의 양손자가 되어 곧게 자란다. 그는 의남매인 여동생 선희가 동네 일본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당하자 무술을 배우며 자라 전국 최고의 주먹이 된다. 그의 밑으로 전국 지역을 대표하는 건달 주먹이 도전을 해오면서 그들은 의형제가 된다. 그러나 일제 야쿠자는 일본 경찰과 손을 잡고 농간을 더해가고, 결국 호는 일본 야쿠자와 대결해 통쾌한 승리를 거두지만, 그의 의동생들인 천일과 선희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다. 김효천 감독의 는 한국의 내노라하는 남성액션배우들이 거의 얼굴을 내밀고 있는 그야말로 초호화 캐스팅이다. 이 영화는 67년작품 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아류작이라기 보다는 나름대로 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