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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세대 트로이카인 문희, 윤정희, 남정임이 같이 출연한 영화라서

호기심에 불을 댕긴다.

그녀들의 미모 대결, 연기 대결이 어떨지도 무척 궁금하다.

그녀들의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던 시절이라 분량은 어떻게

적절하게 조정했는지, 과연 카메라는 누구에게 더 관심을 보일까

까지 시시콜콜 궁금한 것도 많다.

 

일단 스토리는

독신녀 클럽의 열혈 회원인 3명의 친구 문희, 윤정희, 남정임이

유명한 바람둥이인 신성일을 혼내주기 위해 작전을 짜다가

오히려 신성일의 작전에 넘어가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인데,

꽤 코믹하면서 재미있다.

 

결혼교실이 만들어내는 재미는 2가지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신성일이 세 여배우 중 과연 누구를 선택할까에 대한 관심

이것은 세 여배우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또한 그녀들의 팬들이 궁금해하는 요소이기도 할 것이며,

가장 큰 마케팅적 요소라고 생각된다.

둘째, 세 여배우는 바람둥이 신성일을 어떻게 골탕먹일까에 대한

궁금증. 이건 영화의 재미를 위한 코믹 장치이면서

또한 재미를 만들어 내는 핵심이기도 하다.

 

영화의 서사는 두 번째 기대감을 바탕으로 90여분 동안 진행된다.

문제는 이러한 그녀들의 계략을 신성일도 알고 있다는 것.

이제 속고 속이는 게임이 시작된다.

사각의 링위에 처음으로 올라간 전사는 윤정희. 결과는 패.

두 번째 출전한 전사는 남정임. 역시 패.

마지막 출사표는 셋 중 가장 똑똑해 보이는 문희. 역시 패.

패배의 이유는 셋 모두 신성일을 좋아하게 되었던 것.

그녀들은 신성일의 계략에 빠져 골탕을 먹이는 게

아니라 먹고 말았다.

하지만 농락당한 것을 안 셋은 심기일전.

과연 그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

 

우선 내러티브상 신성일에 대한 그녀들의 복수가 있어야

관객들의 기대를 만족시킬수 있다.

그리고 신성일이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마지막 반전이

기다리고 있어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을 팬들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게 된다.

 




과연 결과는

띠용~~~

문희, 윤정희, 남정임을 비롯 독신녀 클럽의 회원들에게 쫓기던

신성일을 구사일생으로 구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니

밑도 끝도 없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엄앵란의 당당한 등장.

자신을 신성일의 약혼녀라고 말하며 무사히 그를 데리고 빠져나간다.

 

여기서 잠깐.

이 현명한 결말을 보라. 단, 내러티브 구성의 치명적 결함은 상관하지 말 것.

영화는 세 여배우중 한명을 선택해야 하는 부담감에서 사뿐히 벗어난다.

신성일의 실제 부인인 엄앵란을 등장시킴으로써 실제의 상황을 영화로

끌어들이며 아무리 날고 기는 세명의 트로이카라도 건드릴수 없는

무언의 기선제압이며, 관객과 팬들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만들지 않았는가?

 

나는 좀 어이가 없지만 말이다.

영화 내내 일언반구도 없던 약혼녀의 존재.

신성일의 어머니 조차도 신성일이 애인이 없음을 공공연하게 떠드는데,

그렇다면 갑자기 등장한 엄앵란은 애인이 아니라 곤경에 빠진 아들을 구해달라는

엄마의 부탁을 받고 달려온 막내 고모나 이모처럼 보여서 허허실실 웃게 되더라.

어쨌거나 영화는 찝찝하지 않게 당대의 관객들을 설득하는 오락영화가

되어 모두 만족하고 손 탁탁 털며 자리에서 일어날수 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여성들이여 독신을 고집하지 말고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하라는 것이다.

 

세사람을 나란히 한 화면에서 보니

문희는 단아한 미모가 돋보였고

남정임은 깜찍한 미모가 돋보였으며

윤정희는 알게 모르게 백치미가 흐르고 있어

세 여배우를 비교하는 재미 또한 상당했다.


개봉 : 1970년 7월 8일 국도극장

감독 : 정인엽

출연 : 신성일, 문희, 남정임, 윤정희, 트위스트김, 한은진, 엄앵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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