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Men in Black: International 오리지널 1편과 2편은 극장에서 봤고, 가물가물하지만, 1편은 소재의 특이함에 개그적인 재미가 있었고, 2편은 그야말로 실망했던 기억이 있고 3편은 그냥 건너뛰었다. 그러니 시리즈의 4편격 혹은 리부트라 할 만한 것이 이다. 오래만에 나온 시리즈의 속편이라 변화를 준 부분들이 보이긴 하는데, 그다지 인상적인 영화라 하진 못하겠다. 은 갈등이라고 할 만한 부분을 너무 건성으로 넘겨버리곤 하는데 이것이 영화를 밋밋하고 조금은 지루하게 만든다. 시대에 발맞춰 새롭게 등장한 여성 신입요원 몰리 혹은 M의 존재가 극을 좌우할 만큼 압도적이지 않았고, 오리지널에서 윌 스미스의 개그 캐릭터를 크리스 햄스워스가 대신 하고 있는데, 너무 익숙한 ..
이 영화는 빌리 진 킹이라는 여성 테니스 선수에게 방점이 찍혀있다.두 가지를 말하기 위해 이 영화는 달린다. 먼저 그녀의 성정체성이다. 이 영화는 그것을 중요하게 다룬다. 그녀가 성정체성에 눈 떠 가는 과정은 그녀가 테니스업계에서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애쓰는 것만큼이나 중요해 보인다. 이 영화에서 여성이라는 위치는 그야말로 약자다. 10배나 차이 나는 개런티를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기를 강요받는다. 페미니스트로서의 그녀의 투쟁은 약자에 대한 항거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21세기에서는 페미니즘으로 20세기의 여성의 투쟁이 성과를 거두었다면 21세기에는 소수자에 대한 투쟁이 본격화 되어야 한다는 뜻처럼 보이기도 한다. 테니스의 성대결은 한 도박중독 남성우월자 테니스 선수 바비에 의해 기획된다. ..
영화가 시작되면 에이블린(비올라 데이비스)은 질문을 받는다. 백인의 아기를 키우기 위해 자신의 아이를 방치해야만 했던 심정에 대해서. 에이블린은 그 감정을 표현할 적절한 단어를 찾아보지만 그녀의 가슴이 무너지는 걸 막을 순 없다. 더군다나 그 고통을 이겨내고 의젓하게 큰 아들이 백인에 의해 억울하게 죽었다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고 살기 위해 다시 백인의 아기를 키울 수밖에 없는 현실. 남부 미시시피주에 살고 있는 흑인 여성으로서의 삶에서 가장 비극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고 사랑으로 키운 백인의 아기가 커서 다시 자신(흑인)을 지독하게 차별하는 구조적 모순이야말로 영화 가 보여주는 아이러니일 것이다. 그렇다고 혹시 그녀들에게 왜 저항하지 않느냐고 말하지 말자. 영화속에서 그녀들이 느끼는 공포는 ..
감독의 이름이 전혀 궁금하지 않다고 해서 별 볼일 없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감독의 이름을 몰라도 재미있는 영화는 있다. 얼마든지. 그런 영화다. 는. 뭐, 산다는 게 그런거 아니겠나. 미치고, 바보같고, 사랑도 하는 것. 그렇다고 이 영화가 인생의 깊이를 통찰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면 또 한번 오산. 머리 아프지 않다. 철학책을 보고 있는 건가 하품할 필요도 없다. 그냥 작위적일 뿐, 우연성의 남발이. 그냥 정신없을 뿐, 뒤죽박죽된 스토리가. 그런데 미소 짓고 있을 뿐, 즐거워서. 하나만 더, 좋아하는 배우까지 덤으로 나와서. 는 감독이 하나도 안 궁금한 재미있는 영화였다. 영화의 재미는 곧 잊혀질 거라고. 그러거나 말거나. 킬링 타임은 괜히 있남. let me see... 칼과 에밀리는 40대 중..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을 다 보고 나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감동받기가 쉽진 않구나. 이냐리투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것도 알 것 같고, 영화의 완성도도 훌륭했다. 하지만 소소한 에피소드 몇 개를 제외하고 이 영화의 거대담론이 내게 감흥을 주진 않았다. 잊혀진 배우가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고 싶어하고, 비상을 꿈꾸는 스토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줄 수도 있을 테지만, 역시 내겐 너무 익숙한 주제의 변주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버린 탓이다. 그럼에도 몇몇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특히 엠마 스톤이 아버지로 분한 마이클 키튼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 장면, 뭉클했다. 거대 담론을 보며 느끼는 경이감도 좋지만 이런 소소한 순간이나 찰나를 잡은 장면들이 오히려 더 감동적일 때가 많다. ..
아내와 데이트 할 때 토비 맥과이어가 나왔던 을 너무 너무 재미있게 봤고 우리는 곧 팬이 되어버렸다. 그때 아내는 내가 토비 맥과이어를 닮은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당연히 얼굴이 좀 닮았나보군 그랬다. (아!! 착각은 자유) 지금 생각해보면 토비 맥과이어가 아니라 극 중 피터 파커의 어리버리한 면이 닮았다는 소리였던가 싶다. 그래도 어리버리함 속에 감춰진 스파이더맨은 얼마나 멋진가? 미안해. 여보야. 나는 여전히 어리버리하기만 할 뿐 스파이더맨이 못되고 있네. 언젠간 그 쫄쫄이가 살찐 내몸에도 맞을 날이 오겠지.^^ 이렇게 스파이더맨은 어리버리하지만 정의감이 넘치는 인물이고, 실존과 정체성으로 고뇌하는 인물이었다. 내가 열광하는 또 하나의 시리즈 본의 초인버전이라 할 만하다. 이제 잊고 삶에 지져갈만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