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민 감독의 1965년 작품 는 한국공포영화사에서 걸작이라고 불릴만하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이 영화를 보다 보면 말로는 잘 표현하지 못하겠지만 왠지 모던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모던하다... 굳이 이런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은데, 딱히 떠오르는 단어도 없으니 일단 모던하다를 대충 해석해봐야 하지 않겠나 싶다. 사전적으로야 현대적인, 현대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그렇다면 나는 영화 를 어쩌면 요즘 공포영화와 비교해 봐도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다고 느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영화의 스타일 자체가 세련되 보인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전형적인 전근대적인 분위기가 지배하는 영화다. 남편 이시목이 양복을 입고 사업을 하는 자본가이고, 서양화가가 등장해 누드모델을 고용해 그림..
김응천 감독의 은 1983년 라는 드라마로 스타덤에 올랐던 이청과 막 하이틴 스타로 떠오르던 조용원이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고3인 강비(이청)는 아침마다 존경하는 아버지와 조깅을 한다. 그리고 항상 같은 장소에서 만나는 여학생 다이(조용원)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후 다이와 친구가 된 강비는 다이와 같은 대학에 진학해 서로 사랑을 키워간다. 하지만 이때 식품업을 하는 아버지가 불량식품건으로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구속되면서 강비는 자신과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안고 무전여행을 하는 강비를 따라가는 일종의 로드무비이기도 하다. 또한 강비라는 한 남학생이 한명의 남자로 성장해가는 성장영화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노골적으로 남자를 위한 영화다. 즉, 아버지라는 존재..
국뽕으로 돌아온 시리즈 여섯 번째 이야기. 중공업 회사에 새로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총무과장에게 자기소개를 한다. 그중 남국일은 자신만만하고 정의감이 넘친다. 이들은 평소에 주어진 일에 매진하는 것이 애국하는 길이라 생각하며 산업현장에서 열심히 일한다. 그리고 예비군 소집때는 투철한 애국정신으로 무장한 군인이 되어 나라와 직장을 지킨다. 특히 신입사원 국일은 직장예비군에서는 중대장이 되어 그의 직장상사들도 그의 부하가 된다. 유사시에 군수공장이 되는 국일의 회사에 무장공비가 침투하고 실탄도 부족한 상황에서 예비군들은 목숨을 걸고 무장공비를 물리친다. 그들은 산업역군이자 국가를 지키는 군인으로서 예비군에 더욱 충실할 것을 다짐한다. 노골적인 국뽕 혹은 계몽영화인 는 편거영 감독이 건달 대신 예비군을 소재로 ..
이건 내 생각에 불과하지만 50~60년대 초중반까지의 한국영화에는 강인한 여성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 같다. 그 강인함이라는 것이 거친 남성스러움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래도 일제강점기와 해방 그리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일제의 착취와 노동, 그리고 총칼에 쓰러져간 남성들의 자리를 잠시나마 대신할 수 있는 즉, 어떻게 보면 가부장적 면모를 가지고 있거나 그것을 지켜낼 수 있는 여성상을 그리워 한 것은 아닌가 싶다. 물론 이후에도 가부장의 자리를 대신하는 어머니, 아들, 딸의 모습을 그리는 한국영화는 대체적으로 88년 이전까지는 지속적인 흐름으로 만들어지고는 했고 관객의 호응도 높았던 것 같다. 선 굵은 남성적인 영화를 만든다고 알려진 신상옥 감독의 영화도 알고보면 여자가 주인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