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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뽕으로 돌아온 <팔도사나이시리즈 여섯 번째 이야기.

 

중공업 회사에 새로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총무과장에게 자기소개를 한다. 그중 남국일은 자신만만하고 정의감이 넘친다. 이들은 평소에 주어진 일에 매진하는 것이 애국하는 길이라 생각하며 산업현장에서 열심히 일한다. 그리고 예비군 소집때는 투철한 애국정신으로 무장한 군인이 되어 나라와 직장을 지킨다. 특히 신입사원 국일은 직장예비군에서는 중대장이 되어 그의 직장상사들도 그의 부하가 된다. 유사시에 군수공장이 되는 국일의 회사에 무장공비가 침투하고 실탄도 부족한 상황에서 예비군들은 목숨을 걸고 무장공비를 물리친다. 그들은 산업역군이자 국가를 지키는 군인으로서 예비군에 더욱 충실할 것을 다짐한다.

 

노골적인 국뽕 혹은 계몽영화인 <예비군 팔도사나이>는 편거영 감독이 건달 대신 예비군을 소재로 만든 <팔도사나이> 시리즈의 여섯 번째 이야기다.

 

하지만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방향이 달랐던 <팔도>시리즈, 그러니까 <팔도강산> <팔도 사나이>를 혼용해 만든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화는 크게 두 파트로 나눌 만 한데 첫 번째는 자동차를 만드는 자동화된 기술을 보여주며 발전한 한국의 산업현장을 강조한다. 두 번째는 철두철미한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예비군의 용맹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극단적으로 호전적인 남성성을 찬양한다. 이는 당시 전국토를 준전시 체제로 몰아넣으면서 국민의 불안감을 자극해 권력을 유지하려 했던 박정희 정권의 의도를 그대로 영상으로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많은 스타들이 출연하고 있기도 하다. 남궁원과 안인숙을 비롯, 코미디언 남보원과 백남봉이 재미있는 깨소금 역할을 한다. 평양 박치기 박달이 이름 그대로 출연하면서 그나마 기존의 <팔도사나이> 시리즈와 연계성을 갖긴 하지만, 굳이 팔도사나이라는 제목을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 영화이기도 하다. <예비군 팔도사나이>는 편거영 감독이 기본적으로 코미디 장르로 연출하고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영화이지만, 권력이 강요하는 이데올로기에 지나치게 매몰되지는 말 것. 이런 영화를 보면서 비판적 영화보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개봉 : 1970년 7월 4일 허리우드 극장

감독 : 편거영

출연 : 남궁원, 안인숙, 허장강, 최남현, 남보원, 백남봉, 최창호, 황백, 이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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