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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콘서트의 주제음악은
아마 내가 가장 처음 들었던 영화음악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음악이었고
항상 들어도 지겹지 않았던 음악이었다.
영화는 1985년에 TV를 통해서 처음 접했다.
무척 재미있었고 항상 다시 보고 싶은 추억의 영화가 되었다.
이후 비디오가 출시되었지만 접하지는 못했고,
90년대 초반에 오리지날 사운드트랙이 발매되자마자 구입해
여러 번 듣는 걸로 만족하곤 했다.
이제 생활의 때가 많이 묻은 요즘,
어릴때의 느낌을 생각하며 다시 본 라스트 콘서트는 무척 신파이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귀에 감기는 음악과 함께 무리 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그리고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인물들 사이의 감정 같은 것도 좀 더 세밀하게
느껴볼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라스트 콘서트는 스텔라의 지고지순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그녀의 조건 없는 사랑과 희생을 통해 작곡가로서 연주자로서
성공하게 되는 리차드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런 단순한 스토리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고 있는 것은 단연코 음악이 일등공신이다.
스텔라의 매력을 십분 살려주는 St. Miche은 영화 내내 변주되며 나온다.
그리고 리차드가 작곡하는 Dedicato A Una Stella는
후반부의 애뜻한 정서를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더불어 파스텔톤으로 촬영한 아름다운 영상도 한 몫 거들고 있다.
이외에도 이번에 다시 감상하면서 흥미가 갔던 부분은 이런 것이다.
백혈병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스텔라의 여정이 오래전에 헤어진
아버지를 찾기 위한 여정이었다는 것이 새삼스레 다가왔다.
그 때문에 스텔라가 나이차가 거의 아버지뻘로 보이는 리차드에게
무조건적인 호감을 표시하는 게 이해가 된다.
사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영화라 해도 그녀의 심리가 현실성이 너무
없어 보인다.
게다가 영화는 스텔라와 아버지의 재회가 무산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다음 장면에서 동거에 들어가는 스텔라와 리차드의 모습으로 넘어간다.
사실 이탈리아에서의 에피소드를 통해 스텔라에게 아버지는 점점
필요 없는 존재로 변해갔던 셈이다.
그러므로 라스트 콘서트는 스텔라가 아버지라는 이름을 찾아가는 여정속에
겪게 되는 두 번의 좌절을 다룬 영화이기도 하다.
첫 번째는 배다른 남동생에 의해 좌절되었고(아마 이건 그녀가 간절히 원했던 것일수도)
두 번째는 백혈병으로 인한 근친상간적 욕망의 좌절인 죽음에 의해서다.
지겹고 지겨운 이런 해석은 이미 낡고 낡았지만 어쨌든 지금껏
지고지순한 러브스토리라는 이름 뒤에 감춰져 있던 스텔라의 욕망을 본 것 같아
어쨌든 흥미로웠다.
라스트 콘서트는 유독 일본과 한국에서만 흥행에 성공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두 나라의 국민성이 공유하는 공통지점이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혹시 신파라는 장르적 특성이 두 나라만이
공유할 수 있는 어떤 지역성으로 나타난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과연 이 영화가 이렇게 머리 아프게
과한 해석을 요하는 영화는 아닌데,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필요이상으로 멀리가고 있는 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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