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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Blind

구름2da 2018. 7. 1. 01:41



시력을 잃은 잉그리드에게는 남편 모튼이 있다. 모튼은 그녀에게 집안에만 있지말고 바깥 나들이라도 할 것을 권유하곤 한다. 그러나 잉그리드는 밖으로 나가는 대신 집에 틀어박혀 노트북으로 자신만의 소설을 . 소설속에서는 남편과 남편 친구 에이너. 에이너가 좋아하는 여자 엘렌등이 등장해 잉그리드의 상상력의 세계에서 살아간다. 세상에 나설 자신감도 없고,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소설 속에 그대로 재현된다.

 

에스킬 보그트 감독은 맹인여성의 심리를 꽤 진지하면서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장애인이 되었다는 잉그리드의 불안한 심리를 급작스럽고 혼란스런 편집으로 드러낸다. 잉그리드가 내면으로만 침잠하면서 만들어낸 소설 속에서 남편 모튼, 남편의 친구 에이너, 그리고 잉그리드의 분신이기도 할 엘렌의 관계가 성적판타지에서 머물다 파국에 이른다. 이는 잉그리드 내면의 피폐함과 두려움을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하겠으나, 현대사회에서의 관계의 단절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노트북과 컴퓨터 그리고 스마트폰은 현대사회에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처럼 등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외롭다. 노트북을 통해 포르노를 보거나, 소설을 쓰거나, 채팅을 하는 것은 관계의 단절을 촉진할 뿐이다. 나아가 타인과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것은 맹인이 되어 어둠속에 사는 것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보그트 감독은 이러한 관계의 단절의 결과로서 실제 노르웨이에서 있었던 총기사고를 간텍스트로 끌고 들어온다.

 

결국 일상적 결론처럼 보이긴 하지만 잉그리드가 직접 밖으로 나가 임신시약을 사오고,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는 것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첫발걸음이다. 이런 작은 용기와 행동이 필요한 법이다. 


개봉 : 2016년 3월 31일

감독 : 에스킬 보그트

출연 : 엘렌 도리트 페테르센, 헨릭 라파엘센, 마리우스 콜벤 스트벳, 베라 비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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