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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사람이라는 라이문드(제레미 아이언스). 너무 지루해서 아내마저 떠나버린 남자.
그 지루한 그의 삶에 갑자기 끼어 들어온 자살하려는 여자.
붉은 외투와 책 한권 그리고 리스본행 열차 티켓만 남긴 채, 홀연히 사라진 여자.
이제 라이문드는 그녀를 대신해서 그 시간에 그 기차에 몸을 싣는다.
리스본 행 열차 안. 그는 이제 책을 읽는다.
그리고 그 책과 책의 저자 아마데우는 그에게 새로운 삶의 문을 열어준다.
그는 여자를 찾으려는 것일까? 아마데우의 흔적을 찾으려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지루한 삶에 마침표를 찍을 절호의 기회를 찾는 것일까?
라이문드는 집요하게 책의 저자 아마데우의 흔적을 찾아 헤맨다.
그리고 아마데우와 그의 친구들과 연인인 스테파냐의 존재를 알게 된다.
포르투갈의 민주화를 위해 젊음을 불태웠던 그들. 그리고 그 사이에 있었던 삼각관계의 불꽃.
혁명과 사랑은 젊음이라는 이름으로 불탄다.
시간이 흘러 포르투갈은 민주화가 되고, 그들은 늙어가거나 병으로 죽었다. 그들의 삶은 불꽃이었던 것일까?
불꽃 같은 붉은 색 외투를 라이문드에게 건네 준 젊은 여자는
아마데우를 비롯한 젊은 혁명가들을 잡아가두었던 정치경찰의 손녀였다.
존경하고 사랑했던 할아버지의 삶을 안 순간 충격으로 자살하려고 했던 것.
라이문드는 조상의 잘못을 자신의 잘못으로 하지 말라고 한다.
그건 맞다. 자신의 삶은 자신의 것이므로. 하지만 조상의 잘못에 대해 반성은 있어야 한다.
라이문드는 몇 가지 물건으로 자신의 삶을 재정립한다.
스위스 사람인 그는 포르투갈의 민주화 혁명과정을 통해 자신의 지루한 삶을 변화시키려고 한다.
강렬한 붉은 색 외투는 정열을. 아마데우의 책은 그에게 삶을. 깨진 안경은 그를 사랑으로 이끈다.
새 안경은 그에게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준다.
그리고 새로운 세상에서 "당신은 지루한 사람이 아니라"는 말을 듣는다.
그렇게 그는 과거의 혁명가들을 통해 자신의 삶을 재정립하게 된 것이다.
다시 스위스로 돌아가서 지루한 철학교사가 될 것인가?
아니면 포르투갈에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용기를 내 볼 것인가?
역시 선택을 관객의 몫이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정복자 펠레>와 <최선의 의도>로 칸느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두 번이나 받은 빌 어거스트 감독의 작은 소품이자 숨겨진 영화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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