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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관계



금술이 좋아도 너무 좋은 부부 민수와 혜옥. 어느날 남자 아이가 민수가 아버지라며 찾아온다. 민수는 그럴 리가 없다며 강력히 부인하지만 혜옥의 의심은 쉬 가라앉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 윤기숙이라는 여자에게서 연락이 오고 만나기로 한 장소에 남편이 나타나자 의심은 더해진다. 휴양차 떠난 절에서 정신병자의 공격을 받은 혜옥은 남편과 윤기숙이 사주한 것으로 오해하고 충격으로 쓰러지는데... 결국 모든 사건은 윤기숙의 복수극이었음이 밝혀지는데, 민수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뒷바라지했던 기숙을 버린 것. 더군다나 기숙이 늪에 빠졌을때의 충격으로 아이를 유산까지 했던 것이었다.


포스터/스틸사진 출처 : kmdb


<이상한 관계>80년대 한국영화의 대표 감독이었던 이두용 감독의 미스터리 장르의 작품으로 흥행에 실패하면서 잊혀진 영화다. 그럼에도 영화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는데, 윤기숙이라는 여자가 누구인지, 남자아이는 진짜 민수의 아들인지 등 영화의 초반부 사건들은 스토리에 집중하게 만든다.


하지만 사건과 사건을 이어가는 구성이 촘촘하다는 느낌은 부족해서 후반부로 갈수록 몰입의 힘은 약해지는 편이다. 특히 소품을 활용한 서스펜스 효과는 설명이 부족한 장면이 많아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 채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기도 하는데, 특히 늪에 완전히 빠져 버린 윤기숙이 그 늪을 어떻게 빠져 나왔는지를 아예 알 수가 없는 것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결말도 조금은 아쉽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신분의 수직 상승을 꿈꾸었던 민수의 잘못된 판단이 부른 사건이면서도 민수에 대한 단죄는 어떤 식으로도 없는 셈이다. 혜옥은 결국 남편을 지키기로 했고, 희생양인 기숙 역시 서로 위하는 가족을 보며 복수를 단념하는 결말은 지극히 한국적이라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이두용 감독이 애써서 영화를 끌고 가고 있다. 시나리오가 조금만 더 받쳐주었다면 꽤 괜찮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개봉 : 1983년 11월 26일 명보극장

감독 : 이두용

출연 : 이미숙, 한지일, 민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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