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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이 없거나 가난하거나 기회를 잡지 못해서 자신의 꿈에 접근조차 해보지 못했던 사브지안이 우연히 이란의 대표적 감독인 모흐센 마흐발마프 감독으로 오인받고 일어나는 일을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다큐와 픽션을 섞어 만들었다.

 

주인공인 사브지안의 대사 중 감독이 되었을 때 존중받는 느낌이 들었다는 장면이 있다. 하층민이었던 그가 평소엔 무시당하다가 마흐발마프로 오인된 이후의 그의 말은 같은 말이지만존중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이 사회가 여전히 계급사회임을 알게 해준다.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영화가 허구의 세계이긴 하지만 현실은 허구보다 더 허구 같은 곳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걸지도. 영화를 보고 있자면 사브지안이 처한 현실을 공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기회조차 잡을 수 없었던 평범한 하층민. 그는 이런 사기 행각 이후에야비로소 그의 꿈이었던 영화에 출연한다.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이런 소재를 놓치지 않고 활용한다. 영화는 예술이라고 말하고 영화속에서 관객의 감정을 확장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마지막 시퀀스에서 사기로 들통난 사브지안은 거절당하고 마흐발마프 감독이 직접 이야기하자 열리는 대문처럼 현실의 냉혹함은 더 뼈저리게 느껴진다.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결국 예술과 영화를 사랑하지만 그저 관객으로서 만족하며 영화 속 허구의 세계에서 위안 받는 사람의 꿈이 실현될 수 없는 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일지도. 픽션과 허구를 섞는 스타일은 이미 익숙하지만, 내용은 충분히 공감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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