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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병기라기엔 다소 약해도 두 사람의 콤비플레이가 좋다


리처드 도너 감독은 재미있는 영화를 많이 만들었다. 기억에 남는 것만 해도 <슈퍼맨><슈퍼맨2>가 있고, 해적이 숨긴 보물을 찾아 나선 <구니스>의 악동들도 잊을 수 없다. 룻거 아우어와 미셸 페이퍼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 <레이디호크>는 낭만이 깃든 아름다운 화면을 보여준다. 이렇듯 할리우드에서 대중이 좋아할 만한 완성도 있는 오락영화를 만든 장인인 리처드 도너가 80년대 후반 새로운 시리즈를 내놓게 되는데 바로 <리썰 웨폰> 시리즈다.

 

앞 뒤 가릴 것 없이 좌충우돌하는 멜 깁슨과 중후함을 보여주는 대니 글로버가 콤비가 되어 악을 해결하는 영화. 1987년은 매드맥스 시리즈의 성공으로 멜 깁슨이 전성기를 열기 시작하던 때다. 2년 전에는 실베스터 스탤론의 <람보2>가 성공했다. 갑자기 웬 람보냐고? 멜 깁슨이 연기하는 마틴 릭스 형사에게서 바로 <람보1>이 아닌 <람보2>의 실베스터 스탤론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막무가내에다 좌충우돌 돌아이형 마틴 릭스와 중후한 중산층 가장이 되기 위해 무던히도 애쓰면서 하루하루 무사히 지나가길 바라며 은퇴만 바라보는 50줄의 로저 머터프 콤비의 상반되는 성격이 이 영화를 지탱한다왜냐하면 두 사람의 콤비플레이와 매력에 비해 악당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분명 둘이서 악당을 쳐부수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악당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게리 부시가 고군분투하지만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약해서 영화 전체가 살짝 힘이 빠진다. 덕분에 이 영화는 마틴과 로저의 티격태격 콤비플레이를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액션보다 더 중요하고 관객을 끌어들이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장르의 영화에서 기대할 만한 액션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 그 덕분에 1987년 우리나라 개봉시에 <리썰 웨폰>이라는 제목에 달아놓은 인간병기라는 부제는 다소 어울리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교통사고 아내를 잃으면서 가정마저 산산조각난 마틴이 전형적인 중산층의 가족 이데올로기를 구현하는 로저의 가족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영화라고 할 만하다. 베트남전에서 로저를 구해준 옛 전우 헌세커의 딸이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이 사건은 바로 헌세커가 연계된 마약조직의 경고였던 것. 그런데 이 마약조직 역시 베트남전과 연관된 전직 CIA 조직원이었던 것. 마틴 역시 베트남전에 참전했었고 말이다. 람보 이후 베트남전은 액션영화에서 인물을 구성하는 단골손님이 된 셈인가? 그 마약 조직에 이번엔 로저의 딸이 납치된다. 로저의 딸을 구하려는 마틴의 돌진. 로저는 딸도 납치되고, 집도 부셔지며 가족이 와해될 처지에 놓인다. 가족의 위기. 마틴은 결국 로저의 집 마당에서 기어코 게리 부시가 연기한 조슈아를 물리친다. 마지막 장면. 딸은 집으로 무사히 돌아오고, 부셔진 집은 고쳐지는 중이다. 행복한 가족은 다시 복원되는 중이다. 마틴은 죽은 아내를 드디어 떠나보내고, 로저의 집안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새로운 가족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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