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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여자 Zjednoczone Stany Milosci/United States of Love
이제 막 1990년대가 시작되고, 이제 막 공산주의를 포기하려고 하는 폴란드의 색채는 회색이다. 그러므로 그 색깔은 공산주의 체제하의 폴란드가 억압을 일상화하면서 모든 욕망이 화려한 색채로 분출되지 못하고 회색빛 아래에 감춰진 채 집착으로 퇴행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색채라 할 만하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네 명의 여성 아가타, 레나타, 이자, 마르제나의 이야기는 느슨하지만 서로 연결된 채 그녀들의 억압된 욕망을 이야기한다. 해소되지 못한 욕망은 결국엔 외로움으로 남는다. 이제 1990년대가 시작되면서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폴란드는 그녀들의 욕망을 해소할 수 있게 해줄 것인가? 네 명의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자본주의라고해서 나아지지는 않을 것임을 넌지시 말하면서, 체제라는 것은 인간의 행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님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2016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작품이긴 하지만, 이런 스타일의 영화들은 이미 너무 익숙해져 버려서 새로움은 부족했다. 좋은 작품이라 할 만 하지만 베를린 트로피의 권위에는 조금 미치지 못하는 작품이 아닌가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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