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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래 오늘은 안녕 - 이장호 감독의 네번째 작품



아역배우로 잠시 활동했던 기억이 있는 선희는 배우지망생이다. 가난한 서민아파트에서도 벗어나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배우 오디션에 합격하고 희망에 들뜨지만 돌아온 배역은 나체의 단역. 이웃에 사는 언니의 도움으로 의상과 사진모델에 도전하지만 모두 실패한다. 선희의 남자 친구 영철의 꿈은 일류복서지만 현실은 스파링파트너일 뿐이다. 어느날 사기권투시합에 연루되었다가 교도소에 가게 된다. 그렇게 선희와 영철의 꿈은 멀리 사라진다.



<별들이 고향>이후 쉼없이 달려온 이장호 감독의 4번째 작품. 70년대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젊은 이장호 감독의 시선이 날카롭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껴본다. 그리고 젊은 이장호 감독의 의욕이 과한 미장센이 되어 화면에 넘쳐나는 것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정말 1970년대의 이장호 감독은 순수하면서도 넘치는 영화 열정을 뿜어내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그러다보니 몇 몇 장면은 꾸밈을 보여주기 위해 좀 긴 것은 아닌가 싶은데, 적당한 선에서 컷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은 거다. 하지만 감독이 자신의 작품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가 있어서 그랬을테니 받아들이자.


 


<그래 그래 오늘은 안녕>은 꿈을 꾸지 못하는 젊은이에 대한 이야기다. 흙수저로 태어난 젊은이들이 성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냉정한 사회속에서 이용당하고 버림받는 이야기를 천진난만(?)하게 보여준다. 특히 순수하게 꿈을 꾸던 19살 선희의 불행은 마음이 아플 정도. 박원숙이 연기한 옆집 언니가 늘 하는 "가진 것 없이 맨몸뚱아리"뿐인 젊은이는 꿈을 꾸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는 것. 꿈조차 꿀 수 없는 세상이라니. 이장호 감독이 보여주는 한국은 이토록 비정하다. 이 작품 이후 이장호는 대마초 파동에 얽혀들면서 활동을 중지 당한다


개봉 : 1976년 4월 2일 국도극장

감독 : 이장호

출연 : 한우라, 이영호, 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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