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긴자화장 - 삶을 살아가는 그녀




유키코는 호스테스 생활을 하며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키운다. 그녀는 전쟁 이후 남자때문에 산전수전을 다 겪은 몸이지만, 바의 후배 교코에게 몸가짐을 조심히 할 것을 충고할 줄도 알고, 자신을 도와준 남자를 도와줄 줄도 아는 의리도 있다. 어느날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젊은 남자에게 잠시나마 연정도 품어 보기도 하지만 유키코는 아들과 함께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로 한다.

 

나루세 미키오 감독의 영화답게 차분하다는 인상은 있다. 특별한 장식 없이 유키코의 삶을 소소하게 바라보는 스타일의 영화다. 나루세 감독이 보여주는 술집 여인들의 삶을 보노라면 그저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유키코가 잠시나마 연정을 품었던 남자를 교코에게 뺏기는 장면에서는 시절의 보낸 여인의 아쉬움이 진하게 느껴져 보는 관객의 마음에 애잔함을 남긴다. 그러나 이런 부분을 그저 질투나 여인의 싸움으로 다루지 않고 삶을 돌아보는 계기로 보는 것은 역시 나루세 스럽게 고급스럽다. 연정을 품은 남자와 얽혀 들어가는 실종된 아들의 에피소드는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녀의 삶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계기가 된다.

 

나루세의 영화에서 여성들은 결국 강해진다.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한다. 유키코도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나루세의 영화는 평범한 이야기로 마지막에 감동을 남기곤 하는데 <긴자화장>도 마찬가지다. 유키코로 열연한 다나카 기누요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