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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스틸러가 감독과 주연을 겸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두 개의 스토리가 주축이 된다. 첫번째는 별 볼일은 없지만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소시민 월터가 짝사랑하고 있는 직장 동료 셰릴과의 사랑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두 번째는 라이프 잡지사의 현상부서에서 일하는 월터가 사진작가 숀 오코넬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이 두 개의 스토리라인은 서로 얽혀 들면서 월터가 셰릴과 사랑을 이루게 되는 과정에서 숀 오코넬을 찾아가는 여정이 중요하게 작동한다. 우선 그 여정은 셰릴과 월터가 엮일 수 있는 동기를 마련해 준다. 그리고 또 하나는 멍때리기의 고수 월터가 숀 오코넬을 찾아 다니면서 수많은 난관을 겪게 되는데, 이것은 결국 ‘나란 누구인가’라는 명제, 즉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 된다.
이 여정을 위해 영화는 25번째 사진이라는 서스펜스 장치를 사용한다. 과연 그 25번째 사진에는 어떤 형상이 찍혀있을까? 하지만 이 서스펜스는 예상가능하다. 그러나 이 예상 가능함이 의외로 큰 정서적 울림을 전달한다. 돌고 돌아 찾아낸 사진은 바로 월터 자신의 이미지였다. 그가 열심히 현실에서 삶을 위해 살아가는 소시민의 모습 말이다. 결국 멍때리기 대신 자기 자신을 찾은 월터는 셰릴과의 사랑도 완성하면서 영화는 끝나게 된다.
전형적으로 헐리우드의 대중영화 화법으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는 이 영화는 꽤 재미가 있었다. 사실 초반부는 조금 식상한 전개라 살짝 지루하기도 했지만, 월터가 그린랜드로 떠나면서부터는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다. 그린랜드, 아이슬란드등의 자연이 주는 묵직함과 그 속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소시민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어머니나 여동생과의 관계를 통해 서로 위해주는 가족을 다루고 있는데, 이는 자본논리에 따라 해고를 강행하는 회사와 차별화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인간적인 것과 비인간적인 것. 월터는 결국 인간들의 도움으로 자기 자신을 찾는 여행을 완성한 것이다.
25번째 사진은 삶의 정수라고 했다. 그렇다면 마지막에 본 월터의 사진이 어떻게 삶의 정수가 되는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자기 자신의 일에 매진하며 열심히 사는 모습. 바로 그것이 인간적인 모습이라는 것일까? 돌고 돌아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것. 이것은 파랑새에 대한 우화이기도 하다.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듯, 월터는 세상을 돌고 돌아 결국 자기 자신과 소중한 사랑을 찾았으니 말이다. 할리우드의 판타지 영화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25번째 사진을 스스로 찾아보려는 시도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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