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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기간중에도 영화는 피난지에서 계속 만들어졌다. 기록에 의하면 14편의 극영화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민경식 감독의 1952년 작품 <태양의 거리>는 지금 유일하게 남아있는 그 시절의 한국영화로 아주 귀한 영화라 할 만 하다.

 

하지만 이 기록은 2013년을 기점으로 다시 씌어진 것이다. 2012년까지 한국전쟁기간에 만들어진 한국영화는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이 영화를 대구에서 발굴했던 것. 최근 한국영상자료원 VOD로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보정을 거쳤지만 발굴된 필름 상태가 워낙 열악해서 화질에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사운드가 소실되어 무성영화로 감상해야 하는 아쉬움은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결함에도 불구하고 영화 자체는 꽤 재미있었다. 영화 시작전 친절하게 줄거리가 소개되기 때문에 영상을 따라가는 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우 박암과 전택이의 젊은 시절


피난지 대구에 초등학교 교사 문대식이 부임한다. 그는 그곳에서 돌이의 형과 누나를 만나는데, 그들과는 학생시절 친한 친구였다. 유복한 중산층이었던 돌이네 가족은 가난하고 힘든 피난살이 중인데, 친구인 돌이의 형은 무력감에 빠져있다돌이는 텃세를 부리는 친구들과도 차츰차츰 잘 지내고 문대식 선생과의 학교생활도 열심히 한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는데, 돌이형은 은행을 털지만 곧 경찰에 잡히고 만다. 돌이형은 문대식에게 가족을 부탁한다. 그들은 힘들지만 다시 미소 지으며 힘차게 걷는다.



 

<태양의 거리>는 피난지 대구의 옛 모습과 당시 어린이들의 놀이 문화를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또한 사실적인 화면이 영화에 생명력을 부여한다. 이는 민경식 감독이 1952년 피난지 대구의 변두리를 있는 그대로 보여 주면서 그 안에서의 삶의 모습을 묘사하려고 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스타일은 2차 대전 이후 파괴된 이탈리아의 모습과 민중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자 했던 네오리얼리즘의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젊은 날의 박암과 전택이의 모습이 좋다. 특히 주인공 돌이를 연기한 아역배우가 영화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고, 다른 어린이 출연진들의 에피소드가 영화에 힘을 실어준다


스틸사진 출처 : 한국영상자료원 Kmdb


개봉 : 1952년 10월 12일 대구 자유극장

감독 : 민경식

출연 : 박암, 전택이, 노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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