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마블 시리즈는 이제 최고의 영화 프랜차이즈라 할 만 하다. 아마 최근 오락영화로서는 최상에 위치해 있을 것이다. DC가 쫓아갈래야 쫓아가기 힘들 정도로 발군의 개성을 발휘하곤 한다. 그러나 그동안 마블 시리즈를 잘 모르는 평범한 영화 아재인 나는 모든 마블 영화를 재미있게 보진 못한다. 가장 좋았던 것이 토비 맥과이어가 나왔던 스파이더맨 시리즈이니 말 다했다. 그러다보니 나는 마블시리즈의 계보에 대해 잘 모른다. 호불호도 강한 편이다. 재미있는 영화는 아주 재미있게, 재미없을 때는 그 어떤 영화보다도 재미없게 보곤 했다. 그러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마블 시리즈의 어디쯤 위치하며, 인피니트 워에서 어느 정도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지도 잘 모르고 있다.

 

솔직히 1편은 기억에 남지 않았다. 다만 모듬 테잎만 기억났다. 왜냐하면 나도 모듬 테잎 만들어 친구들에게 돌리는 취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2편을 이제야 보게 되었다. 그런데 2편은 흥미로운 지점이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이 스타워즈의 자장 안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여기서 스타워즈는 SF영화의 신기원의 관점이 아니라 루크와 스카이워커라는 부자의 대립에 관한 부분을 말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가 의외로 아버지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들의 대결이라고 할까? 이 영화에는 생각 외로 살부에 대한 욕망이 강하게 꿈틀거린다. 피터의 아버지는 그저 신으로 제시된다. 그것도 난봉꾼같은 신. 이는 서구 사회의 시원에 있는 제우스를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스토리는 그 아버지를 죽이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아버지라는 존재를 지우려는 영화라는 걸까? 아니다. 이 영화는 욘두라는 캐릭터를 통해 생물학적 아버지가 아닌 사랑이라는 감정 즉 인간으로서의 마음을 가진 아버지상을 제시한다. 가모라의 아버지가 타노스이고 가모라는 그를 제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듯 피터는 아버지 에고를 제거하기 위해 분투한다. 반면 로켓은 그루트를 키운다. 그리고 마지막에 피터는 청소년이 된 그루트를 보며 욘두의 마음을 알겠다고 얘기하며 아버지의 자리에 선다.

 

이런 살부의 테마가 액션보다 더 볼 만 하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아버지라는 존재를 거부하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급진(?)적으로 달리던 스토리는 뭔가 불안했던지 슬며시 욘두를 통해 전통적인 아버지상으로 회귀한다. 그리고 고전적 관점에서의 아버지의 사랑이라는 테마의 자리에 피터와 로켓을 위치시킨다


욘두는 악당에서 갑자기 좋은 아버지로 점프한다.

 

이러한 살부의 테마는 흥미롭다. 아버지를 죽인다는 것은 일종의 극복이며 성장이다. 그리고 그 종착점은 좋은 아버지가 되는 도돌이표다. 그러므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다시 오락영화로 돌아온다. 전통으로 돌아감으로써 관객들의 마음도 안심이 된다. 그리고 다 잊고 액션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2탄은 이런 점이 모듬 테잎의 노래들보다 좀 더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