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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러시아와 북한의 지원으로 만든 다큐멘터리 <태양 아래>는 8살 여자아이 진미가 김일성 국방위원장의 생일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이라고 말해지지만 알고 보면 진미의 생활 자체가 거짓으로 꾸며져 있는 페이크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다큐멘터리이지만 다큐멘터리가 아닌 셈이다.
결국 북한이 원하는 시나리오대로 찍었다는 다큐멘터리. 북한은 자신들의 나라가 지상낙원이라는 것을 전 세계에 과시하고 싶었던가 보다. 하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낙원의 실체가 자본주의 세계 사람들에게는 조지 오웰의 <1984>를 능가하는 통제사회일 뿐이라는 것을 영화를 통해 여실히 증명한 셈이다. 결국 그들 북한이 생각하는 낙원은 자본주의 사람이 생각하는 지옥의 모습인 셈이다.
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의도적으로 북한의 지시를 따르는 듯하면서 그 틈새를 공략한다. 규율과 통제속에 국민들이 꼭두각시가 되어 행동하지만, 그 속에서도 감춰지지 않는 그들의 공허한 눈빛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영화 <태양 아래>에서 가장 무서운 점은 ‘나’라는 자아가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 김일성, 김정일이라는 태양의 자아만 가치가 있다. 그들 외 국민의 자아는 ‘전체 혹은 우리’라는 틀 안에 감춰진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처럼 그들은 반듯하고 규칙적으로 전혀 이탈하지 않아야만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 이것을 감독은 차례차례 걸어가는 많은 사람들을 통해 보여준다. 획일적. 이 말이야 말로 가장 무서운 것이다. 그러나 북한 사람들은 그 획일적인 규율과 규칙속에 살아가는 걸 감내한다.
남한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 다큐멘터리 혹은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그러나 북한이라는 통제속의 나라는 바로 불과 얼마전까지 한국의 대통령이었던 박근혜가 그토록 바라마지 않던 사회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언뜻 들었다. 왕처럼 모셔지는 김일성가의 세습. 그녀는 얼마나 부러웠을까? 박정희를 왕으로 만들지 못해 안달난 비뚤어진 효녀가 보기에는 말이다. 그리고 남한의 수구세력들이 만들고자 했던 국가의 모습도 바로 북한이었을 거라 생각하니 끔찍하다. 비탈리 만스키 감독의 <태양 아래>는 북한의 체제를 고발할 뿐만 아니라 남한 수구세력들의 실체도 폭로하는 다큐멘터리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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