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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시겔의 신체 강탈자의 침입은 이제 고전영화의 걸작 반열에 올랐다. 필립 카우프만이나 아벨 페라라에 의해 리메이크 되었고, 현재의 톱스타 다니엘 크레이그와 니콜 키드만 주연의 <인베이전>도 있다.
의사인 베넬은 회의 참석차 장시간 마을을 떠난 후 돌아오자 이상한 일을 겪는다. 마을 사람들 중 일부는 아빠가 아빠가 아니고, 엄마가 엄마가 아니라는 둥 가족, 친지, 친구를 부인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가짜라는 그들의 모습과 행동은 그대로다. 하지만 변화의 근거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동일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베넬은 그들을 전염성이 강한 집단 히스테리로 치부하려고 한다. 그러나 베넬은 베키의 잭과 베키를 복제하는 육체를 발견하며 집단 히스테리가 아님을 직감한다.
이 영화가 당시 막 냉전으로 접어들던 시대에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를 담았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스탈린 시절의 소련 집단농장에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촬영한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마치 그들은 기계처럼 보일 정도이며, 감정 없이 집단의 공동 목표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마치 영화 속 신체를 강탈당한 사람들처럼 말이다.
감정이 없는 인간, 자유의지가 없는 인간이란 얼마나 무시무시한가? 나의 몸과 나의 정신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없다는 것에 대한 공포는 가장 우려할 만한 공포감이며 호러 영화의 가장 중요한 소재중의 하나다.
돈 시겔 감독은 인간의 조건으로 감정을 들고 있다. 인간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는 것이다. 그건 연인간의 사랑일수도 있고 가족의 사랑일 수도 있다. 복제된 생명체가 모든 다 똑같아도 유일하게 거부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이다.
영화 자체는 아무래도 50년대 영화다 보니 조금 심심하긴 했다. 하지만 돈 시겔의 이영화가 후세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잘 알 수 있었다. 감정이 삭제된 사람들은 조지 로메로가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에서 좀비로 바꿔 놓은 것은 아닐까? 복제된 인간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것이나 좀비가 어기적 몰려다니면서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이상하게도 비슷해 보인다. 그리고 잠들지 말아야 한다는 설정은 웨스 크레이븐이 나이트메어에서 정말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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