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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내가 진추하의 노래 ONE SUMMER NIGHT을 들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에도 어디선가 흘러 나오고, 중학생 때는 라디오의 영화음악실에서 많이 들었고, 학교 앞 문방구에서 샀던 비짜 영화음악 모듬 테잎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원 썸머 나잇>. 입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 때문에 많이 좋아하는 노래였다.
그래서 one summer night이 <사랑의 스잔나>라는 영화의 주제가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덕분에 <사랑의 스잔나>는 ‘간절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번쯤 보고 싶은 영화 중의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어디에서고 그 실체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완벽하게 사라져버린 영화가 되었다. 세월이 흘러 <리칭의 스잔나>라는 영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 영화가 one summer night이 삽입되어 있는 바로 그 영화인가 보다 했는데 두 영화는 다른 영화였다.
또 다시 시간이 흘러 <사랑의 스잔나>를 그리워하는 올드팬들이 많다는 것도 기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 나는 이 영화에 대한 추억이 없고, 단지 주제가를 좋아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예쁘게 늙은 진추하와 귀엽게 늙은 종진도가 TV에 나와 부르는 노래를 들어서 좋았다.
결국 오랜 기다림 끝에 <사랑의 스잔나>를 보았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70년대의 청춘영화의 감수성이 물씬 풍겨서 그것만으로도 만족이었다. 더불어 좋은 노래도 들었고 말이다. 게다가 홍콩영화로 알고 있었던 이 영화가 실은 한국과 홍콩의 합작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쩐지 추하의 어머니로 나오는 여배우가 낯이 익어 “누구더라, 낯이 익은데~~” 하다 문득 남미리라는 것을 깨닫고는 ‘아하~~’했다. 그러고 보니 <사랑의 스잔나>는 60년대에 조연으로 많은 영화에 출연했던 여배우 남미리의 마지막 영화이기도 하다.(Kmdb 기준). 또한 임예진이 주연으로 출연한 <아무도 모를거야>를 통해 알게 된 70년대 미남배우 이승룡도 함께 출연하고 있어 반갑기도 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홍콩과의 합작이다 보니 영화의 마지막이 한국분량으로 채워져 있다. 나름대로 청춘영화로서 군더더기 없이 발랄하게 진행되던 영화는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갑자기 한국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관광영화로 돌변하는 느낌이 들더라. 게다가 불치병이기 때문에, 곧 죽을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는 있지만, 추하의 죽음도 너무 갑작스럽기도 해서 마무리가 아쉬웠다. 충분히 매력이 넘치는 영화인데, 한국분량이 그 매력을 많이 갉아먹어 버린 느낌이 들어서 조금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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