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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편의 영화를 보면서 아이슬란드라는 나라는 뭔가 자기 자신을 찾거나, 훌쩍한 마음을 달래거나, 외롭고 고독하다 느낄 때 마다 가는 장소인건가? 많은 영화에서 아이슬란드는 그런 장소도 등장한다. 가수 디어크스 벤틀리의 노래 <black>이나 클린 밴딧의 노래<come over>의 뮤직비디오에서도 아이슬란드의 풍경은 음악을 잘 살려내는 효과가 있었다. 아마도 그 북극 특유의 황량함이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고독과 성찰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 같은가 보다.
스페인에서 만든 작은 소품 멜로드라마라고 할 <그림지>는 헤어진 연인이 아이슬란드에서 재회하는 영화다. 조금 다른 점은 게이커플을 소재로 했다는 것. 실연을 받아들이지 못한 브루노는 연인이었던 사진작가 노베르토를 찾아 아이슬란드로 간다. 노베르토의 흔적을 쫓아 북쪽으로 북쪽으로 힘들게 올라간 그가 발견한 것은 브루노가 없는 삶을 행복하게 받아들이는 노베르토의 모습이다. 자신의 사랑이 상대방에겐 고통일 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브루노는 충격을 받지만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행복을 찾기로 한다.
연인의 헤어짐이라는 흔한 소재를 느릿한 전개로 펼친다. 브루노의 입장에서 아이슬란드의 황량함은 곧 브루노의 마음상태를 나타내는 풍경이다. 직접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사랑이라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배려임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 브루노와 동행했던 아느로가 바로 그걸 보여주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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