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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훈 감독은 시나리오 작가로서는 한국영화계에서 꽤 영향력이 있는 분으로 알고 있다. 1967년에 정진우 감독의 <춘희>의 시나리오로 작가로 데뷔했고, 1983년에 개봉한 <야생마>는 그의 영화감독 데뷔작이다. 영상자료원의 기록으로 보면 이후 2편의 영화를 더 만들었다. 영화감독으로는 그다지 성공하지 못한 셈이다.
그 이유는 <야생마>를 보고 나면 알 수 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첫 느낌은 바로 천하다는 것이다. 나는 한국영화에 인심이 후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지지 하긴 힘들었다. 도대체 유동훈 감독이 어떤 시나리오를 써 왔던가 궁금해져서 그의 필모그래피를 찾아보기까지 했다. 그동안 쓴 시나리오를 쭉 훑어보니 ‘죄송하지만’ <야생마>가 요 모양 요 꼴로 나올 수밖에 없었구나 싶기도 했다.
아무리 후진 한국영화라도 장점을 보려고 노력하건만, <야생마>에서는 그런 노력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여주인공 루치아(이미숙)를 다루는 방식이 공감하기 힘들었다. 더불어 그녀의 육체를 쫓는 카메라는 너무 천박해 보였다. 도시가 그녀에게 왜 그토록 집요하게 고통을 강요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너무 부족하고, 그저 한 시골 출신 여인의 비극만 신파로, 선정적으로 강조하면서 눈요기감으로 전락시킨다. 감독이 비판하고자 했던 영화 속 인신매매집단과 감독의 시선이 하등 다를 게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 남자의 순수하고 근면한(?) 사랑이 비정한 사회 때문에 고배를 마시게 되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던 모양인데, 주제에 접근하는 감독의 편협한 시각에 공감이 안되다 보니, 나중엔 지친다. 왠만해선 한국영화를 지지하지만, 유동훈 감독의 <야생마>는 지지하기가 힘들다.
개봉 : 1983년 4월 9일 피카디리 극장
감독 : 유동훈 감독
출연 : 이미숙, 윤일봉, 이계인, 홍성민, 김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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