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961년 <5인의 해병>으로 데뷔한 김기덕 감독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 60년대의 중요한 감독중의 한 사람이다. 예술성보다는 오락성 위주의 대중영화에 천착했던 그의 작품세계는 당시 관객들을 웃기고 울리며 <말띠신부>, <남과 북>, <맨발의 청춘>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1977년에 개봉된 <영광의 9회말>은 kmdb의 기록에 따르면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그의 이력에 비추어볼때 마지막 작품의 격에는 조금 못미치는 작품처럼 생각되어 약간은 아쉬운 작품이기도 하다.


<영광의 9회말>은 <고교얄개>이후 인기급상승한 하이틴물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당시 이승현을 중심으로 한 코믹학원물과 함께 스포츠를 중심에 둔 하이틴 영화가 새로운 서브장르를 형성하고 있었다. 특히 스포츠 소재의 하이틴 영화는 개인보다는 집단을 내세우면서 당시 사회가 요구했던 협동이라는 메시지를 좀 더 직접적으로 언급하는데 유리한 장르이기도 했을 것 같다.


한번도 상대팀을 이겨 보지 못한 지방 소도시의 경일고교 야구부. 그들은 자신감 상실과 정신력 해이로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는데, 이때 전 국가대표 투수 출신의 감독(신성일)이 부임하며 새로운 전환을 맞는다. 그들은 차츰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나약함을 극복해 간다. 결국 전국야구대회 결승에 진출한 그들은 비록 안타깝게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다음 도전을 위해 노력하며 다시 굵은 땀방울을 흘린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경기에는 승리자와 패배자가 있기 마련이며, 패배자는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하고 다음 시합에서 패배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 협동과 희생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메시지는 하이틴 영화로서 괜찮다고 볼 수 있지만, 아쉬운 점은 이 영화가 지나치게 야구라는 종목과 훈련하는 모습에만 치중하다 보니, 각 인물들의 드라마가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훈련장면이나 야구시합장면에서의 박진감도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중요 인물들에게 좀 더 드라마틱한 갈등을 부여했더라면 영화가 조금은 입체적으로 변하지 않았을까? 결국 부족한 드라마를 야구장면 만으로 메꾸기에는 무리가 따르고, 그러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은 지루해지는 영화가 되고 만 셈이 되었다. 


개봉 : 1977년 6월 4일 스카라극장

감독 : 김기덕

출연 : 신성일, 김기종, 장혁, 박희정, 이형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