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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상견례>를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

극장에서 그렇게 웃어보기는 올들어 처음인 듯... 아주 유쾌했다.

일단 시대가 80년대 후반이라 친근감이 많이 느껴졌고,

더구나 주요 공간이 부산이라 고향이 부산인 나로서는 보는 재미가 만만치 않았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정말 89년에 국제시장의 저 좌판에 앉아 떡볶이를 먹었던 것 같기도 하지 뭔가...^^

영화를 보기전에는 지금 상황에서

영남과 호남의 지역감정이라는 소재가 좀 현실감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배경이 80년대 후반이라는 걸 알고는 머리 좀 썼네 싶었다.

아마 그때가 지역감정이라는 구습의 거의 막바지 시기가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 자체는 별다른 특별한 점은 발견하기 힘든 코미디영화다.

그래도

만희 희화화 하기는 했지만 영남과 호남의 사투리를 이용한 웃음코드는

TV에서 자주보던 막가파 개그랑 유사했지만

박철민과 김정란의 감초연기가 한 몫을 단단히 해서인지 아주 즐거웠고 많이 웃었다.

 

지역감정이라는 미묘한 소재를 좀 더 파고들어 그 내면에 자리한 이데올로기로

접근할수도 있었겠지만 김진영 감독은 복고라는 감정으로 사용하기로 함으로써

무거움 대신 그땐 그랬지의 정서로 활용한다.

이것이 꼭 나쁘지는 않았다. 모든 소재가 무거울 필요가 없고

또 김진영 감독에게서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같은 고난도의 영화를

주문할 이유도 없으니까 말이다.

 

어쨌든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무척 즐거웠다.

주인공 송새벽은 평소와 다름없이 인상적이지 않았다는 걸 빼면

이시영은 예뻐 보였고,

무난하게 연기하는 백윤식,김응수,김수미도 나름 어울렸고,

박철민과 김정란은 말할나위 없는 이 영화의 감투상감이다.

 

80년대에도 비슷한 소재로 영화화 된적이 있다.

막 성인이 아역탤런트 출신 윤유선과 이영수를 비롯, 김희갑,황정순이 출연한

서영수 감독의 <88 짝궁들>이라는 영화다.

25년의 세월덕분일까? <위험한 상견례>는 진부하다면 진부한 영화지만

<88 짝궁들>처럼 고리타분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봉 : 2011년 3월 31일

감독 : 김진영

출연 : 송새벽, 이시영, 백윤식, 김수미, 김응수, 박철민, 김정난, 정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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