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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앙 레브링 감독의 <웨스턴 리벤지 the salvation>는 덴마크에서 만든 서부영화다. 마치 예전 이탈리에서 만든 마카로니 웨스턴이 생각나는 설정.
줄거리
덴마크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존(매즈 미켈슨)은 7년만에 그리웠던 아내와 아들을 미국으로 데려올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아내와 아들은 도착 첫 날 미국 서부의 불한당들에 의해 죽고 만다. 결국 존의 아메리칸 드림은 아메리칸 나이트메어가 된 셈. 존은 복수를 결심하고 그 불한당들을 모두 쫓아가 죽여버린다. 그런데 그 불한당의 형이 한 마을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보스 델라루였던 것. 이제 존과 델라루의 숙명적 대결만이 남았다.
<웨스턴 리벤지>는 마카로니 웨스턴처럼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이 바라보는 미국에 대한 신화라고 할 수 있다. 크리스티앙 레브링 감독은 전 세계의 리더로 자처하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사실은 얼마나 비열한 토대 위에 성립된 나라였던가에 대해 되돌아본다. 결국 크리스티앙 감독에게 서부는 멋진 사나이들이 말을 타고 인디언과 싸우고, 아름다운 여인과 결합하는 낭만적 신화의 공간이 아니었음을 직시하고자 한다.
더불어 이 영화에서 델라루 일당을 찾아온 사람들이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그들은 석유가 나오는 마을을 통째로 사고 싶어한다. 그러기 위해 사람들을 몰아내야 하고 말이다. 이런 다국적 기업이라는 이미지는 신자유주의라는 이데올로기를 떠오르게 하고, 현재 미국의 다국적 기업이 저개발국에서 행하고 있는 횡포, 그대로를 연상시킨다. 비슷한 소재를 다루는 구스 반 산트의 <프라미스드 랜드>도 언뜻 떠오른다.
어쩔 수 없이 서부극으로 만들었으니 서부극의 클리쉐나 아이콘을 그대로 활용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존이 복수를 마치고 마을을 뒤로 하고 떠날 때, 그의 뒤로 보이는 석유시추작업 구조물도 인상적이다. 결국 미국이라는 나라가 그동안 미국 서부영화의 프로파간다인 선량한 시민이 건설한 나라라기 보다는 협잡과 배신과 피 위에서 건설된 나라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감독의 직설적이고 시원한 미국비판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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