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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양을 사랑하는 형제. 키디와 굼미. 그들은 40년 동안 말도 안하고 지낼 정도로 사이가 소원해져있다. 예쁜 양 선발대회에서 형 키디의 양이 우승하고 자신이 준우승 하자 굼미는 약이 오른다. 우승한 형의 양을 살펴보던 중 그 양이 스크래피병에 걸렸음을 확신한다. 굼미는 바로 수의사에게 신고한다. 수의사는 모든 농가의 양들을 도살하기로 결정한다. 이제 마을의 모든 양은 도살되었고, 마을 사람들의 삶도 활기가 없어진다. 그런데 키디는 자신의 양 몇 마리의 지하실에 숨겨두고 있었다. 숨긴 양이 발각당하자 굼미는 형에게 도움을 청한다. 키디는 두말없이 양을 숨길 수 있도록 돕는다. 그들은 관리인들의 눈을 피해 산으로 양들을 피신시키기로 한다. 그러나 눈폭풍 속에서 양들을 잃어버리고, 굼미도 실종된다. 키디가 굼미를 찾았을 때 그의 몸은 이미 꽁꽁 얼어 동사하기 일보직전이다. 키디는 눈더미 속에 굴을 파고 자신의 체온으로 굼미를 녹이려 애쓴다. 형제의 정이 되살아난다.
2015년 칸느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영화다. 왠만한 경쟁부문의 영화보다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야말로 양을 둘러싼 모험이다. 양은 그들에게 모든 것이다. 형제는 40년 동안 말도 안하고 지낸다. 왜 그들이 말을 안 하는지는 영화 속에서 그다지 속 시원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아버지가 재산을 형에게 주지 않고 동생에게 줬다는 것이 원인이라면 원인일까? 하지만 그것도 정확하지는 않다. 감독은 관객들이 그 원인을 유추해내길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아마 그들은 양에 대한 욕심으로 서로 소원해졌을 것 같다. 왜냐하면 양들이 모두 사라졌을 때 그들의 관계는 복원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전염병으로 양들이 죽기 시작할 때부터 그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를 돕게 된다. 결국 굼미가 도덕률을 어기고 몇 마리의 양을 숨겨두었을 때 그것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행위가 되지만, 키디는 굼미의 마음을 단번에 이해한다. 그건 거의 본능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양들은 형제들을 갈라놓은 불행의 씨앗이기도 하다. 양들과 양들이 살았던 집은 아버지가 남겨 놓은 유산이자 아버지 그 자체가 된다. 아들이 성장한 후 스스로 아버지가 되어 아버지를 극복하는 것이 순리라면, 아버지 되기에 실패한 키디와 굼미가 양들로 대체된 아버지라는 이름을 쫓다 관계가 소원해져 버린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결국 모든 양들이 사라졌을 때 형제의 정이 복원되는 것을 보라. 그들은 거의 70대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아버지를 극복함으로써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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