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독...poison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패션쇼의 첫장면을 장식하는 이미지는 바로 독-poison이다. 그리고
그 독과 함께 영화 전체를 아우르며 어깨동무를 하는 친구는 똥이다.(개똥)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스위시 팬의 현란한 어지러움 속에 배우들의 이름이 떠다닌다.
영화를 구성하고 있는
한 축인 등장인물들을 각각의 다양한 역할로 연기해 낼 배우들의 이름이 영화에 등장하고 관객의 시선을 빼았을 것이다. 그들이 보여주는 것도 어떤 하나의 이미지다. 그들은 자신들의 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로 먹고 사는 사람들인 것이다.
스위시 팬속에서 흩어져버린
사물의 이미지들-결국 우리들은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우리는
화려한 패션을 보지만
그 옷을 입고 있는 하나의 인간의 모습은 감추어져 있어 볼 수가 없다. 우리가 보는 것은 육체라는 진실을
교묘히 포장하고 있는 포장지를 보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대단한 오프닝이라고 생각한다.
-가짜 이미지의 세계
영화속에서 보여지고
있는 패션은 화려함 그 자체이다. 그것을 더욱 고조시키는 것은 패션쇼이다. 모두들 옷을 구경하고 바라보기만 한다. 그리고 소유라는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그들이 알고 싶은
것은 진실이 아니라 화려함으로 포장된 껍질인 것이다. 그래서 방송 리포터인 키티는 열심히 현장을 쫒아다니며
인터뷰를 하지만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다. 그녀가 보여주는 것은 포장된 아름다움일 뿐이다. 그 이면에 있는 진실을 그녀는 놓친다. 예를 들어보자. 게이 디자이너(포레스트 휘테이커)의
패션쇼에서 키티는 이면에서 벌어졌던 사건들의 진실한 모습을 잡아내지 못한다.
그들의 모습은 패션쇼라는
화려함속에 묻혀 버리고 키티는 껍데기만 방송으로 송출할 뿐이다.
그런 방송을 보며
시종일관 기자들은 기사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그녀는 진실함을
표현하는 누드 패션쇼에서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고 마이크를 던져버리는 것일 것이다.
그것은 사진이라는
매체도 마찬가지이다. 영화의 초반부에서 올리비에의 죽음에 대해 경찰이 조사할때 범인이라고 하는 사람을
찍은 사진은 어떤 진실도 말해주지 않는다. 시진은 모든 것을 담고 있지만 진실은 담고 있지 않다. 형사들이 살인사건의 진실을 알아내는 지점은 올리비에의 시체가 발가벗겨지고 완전히 해체되고 난 이후인 것이다.
또한 재능이 있다고
여겨지는 사진가는 진실을 밝혀내는 데는 아무 관심이 없다. 그가 하는 일이란 진실을 감추고 포장하는
일 뿐이다. 그가 찍어낼 수 있는 것이란 잡지사 편집잗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 같은 가십뿐인 것이다. 그래서 그의 사진들을 로버트 알트만 감독은 과감히 없애버리고 강아지 똥을 선물로 준다.
죽은 올리비에역시
강아지 똥을 선물로 받는다. 쁘레따 뽀르떼라는 패션쇼를 주관하는 그와 사진가는 가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핵심에 위치하고 있다. 그외에도 많은 디자이너들과 패션잡지의 편집장들은 영화속에서 조롱거리에 불과하다.
-누드의 세계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지는 누드 패션쇼(?)는 감독의 메시지이다. 모든 가식과
포장을 벗어버리고 진정한 인간으로 보여지는 순간일 것이다. 패션의 세계에서 사랑은 하나의 거래에 불과하다. 옷을 잃어버린 여자와 남자는 방어의 벽을 풀고 진정한 사랑을 발견하며 스스로를 성장시킨다. 사랑을 찾아 모스크바에서 파리로 온 세르게이 역시 옷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여러번 옷을 갈아입지만 그 옷에 속박당하지 않음으로써 누드의 모습과 마찬가지이다. 그럼으로해서 젊은 시절의 사랑을 찾는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누드는 화려하게 차려입은 올리비에의 장례행렬과 대비되며 가장 순수한 모습을 나타낸다. 그러나... 아뿔싸... 그 아이들에게 기저귀가 채워짐으로써 다시 포장은
시작되고 삶과 죽음이 돌고돌듯이 꾸며진 아름다움도 계속될 것이라고 감독은 말하고 있는 듯하다.
특별히 부각되는 주인공
없이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해 영화를 만드는 로버트 알트만 감독은
리얼리티로서의 현실을
대변하려 하는 느낌이 든다.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은 주인공이라는 것이 따로 없지 않는가? 좋으나 싫으나 자신이 중심이 되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니까...
그래서 로버트 알트만
감독도 포장으로서의 영화가 아니라 진실로서의 영화를 고민하기 위해 이런 형식의 영화를 만들고 있는 거 같다. 결국
영화도 하나의 이미지가 지배하는 공간이므로 감독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는 듯 싶다.
마지막으로 약간의
아쉬움을 말해본다면 먼저 영화 초반부에 올리비에가 세르게이가 보낸 넥타이를 촌스럽다고 하면서도 왜 매고 나갔는지 잘 이해가 안되고, 시몬이 갑작스럽게 누드패션쇼를 열게 된 경위도 별로 설명이 없어서 갑작스러웠다. 우리나라에서 상영되면서 좀 잘렸다고 들었다. 그것 때문일까???
피에쓰
소피아 로렌과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의 에피소드는 그들이 출연한 과거의 영화들(해바라기나 사랑의 변주곡)을 패로디하고 있는 것 같아 더욱 재미있었다.
'외국영화 > 미국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림 Scream (0) | 2018.09.22 |
---|---|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 Star Wars : Episode I - The Phantom Menace (0) | 2018.09.22 |
팩토리 걸 Factory Girl (0) | 2018.09.11 |
블러드 앤 초콜렛 Blood and Chocolate (0) | 2018.09.11 |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Music and Lyrics (0) | 2018.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