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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재미있는 영화라니... 정말 모처럼 순수하게 즐겼다.
보고나니 재미있고, 입가에 잔잔한 미소도 흐르고,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그런데 내가 느낀 재미는 이 영화의 장르라고 할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로부터 파생된 건 아니다.
나는 이 영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에서 추억을 맛보았던 것이다.
가령 내가 이 영화에서 느낀 재미는 이런 것이다.
배급사와 제작사의 로고가 끝나기가 무섭게 뮤직비디오 한편이 나온다.
1984년의 유명가수였던 POP의 히트곡 POP, GOES MY HEART의 뮤직비디오다.
물론 이들은 실제로 존재했던 팀은 아니고, 이 영화속에서만 존재하는 팀이다.
그런데 이 뮤직비디오가 기가 막히다. 80년대 중반의 스타일을 그대로 모사해낸다.
노래 역시 당시에 유행하던 리듬을 고스란히 살려내고 있다.
두란두란, 맨앳워크, 컬처클럽, 왬, 디페쉬 모드, 뉴 오더, 마돈나, 신디 로퍼등의 이름과
헤어스타일을 기억해내면서 이 뮤직비디오를 본다면 즐기지 않을래야 즐기지 않을수가 없다.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주는 춤은 또 어떤가? 휴 그랜트와 리더싱어로 나오는 사람(?)이 입고 있는 하얀옷은
왬의 <WAKE ME UP BEFORE YOU GO GO>의 포스가 확 달려든다. 뮤직비디오속에 나오는
여자(휴 그랜트의 상대역으로>의 헤어스타일은 전형적인 80년대 초반 마돈나의 것이다.
<마돈나가 LIKE A VIRGIN의 성공 후 진행했던 월드투어에서의 모습,
DRESS YOU UP을 부르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는 그 외에도 반짝 등장했다 사라진 가수들의 이름도 열거하는데,
티파니, 데비깁슨, 프랭키 고즈투 헐리우드 등의 이름이 그들이다.
물론 이들은 영화속 알렉스 플레처(휴 그랜트)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것마저 난 즐기고 있었다. 사실 티어즈 포 피어즈의 이름도 같이 떠오르긴 했다.
그러니까 뭐 이런식이다. 내가 이 영화를 너무너무 재미있게 본 이유가...
좀 더 보태자면... 영화속에서 최고의 인기가수로 나오고 알렉스 플레처와 듀엣을 하게 되는
코라의 모습은 또 어떤가? 그녀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를 참조해서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크리스티나 보다는 브리트니를 더 연상시킨다.
그녀의 첫등장과 함께 나온 노래 역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TOXIC>과 유사하게 들렸다.
여기서 재미있는 생각을 해 본다. 한때 팝계에서 브리트니와 크리스티나는 모두가 알고 있듯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음악적으로 크리스티나가 좀 앞서 있는 듯 평가되고 있지만,
그녀는 어쩔수 없는 2인자의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브리트니가 <BABY ONE MORE TIME>으로 시장을 개척해 놓은 곳을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GEENIE IN A BOTTLE>로 무임승차했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나의 개인의견이긴하지만^^)
결국 크리스티나가 음악적으로 앞서든, 가창력으로 앞서든 그녀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이은 2인자의 숙명인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코라는 크리스티나 보다는 브리트니의 외양을 더 풍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게다가 그녀가 부처나 SHANTI라는 가사가 들어간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지금의 마돈나의 모습을 살짝 보태고 있다.
마돈나가 RAY OF LIGHTS 앨범에서 <Shanti/Ashtangi>를 불렀다는 사실을 기억해보자.
그랬다. 이렇게 재미있었다. 추억속에서 헤엄을 치며 낄낄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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