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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1월에 개봉된 고교얄개가 메가 히트를 기록하면서 하이틴 영화는 임예진과 이덕화 주연의 순정만화적 감수성의 소녀취향에서 빠른 속도로 코믹한 남학생들의 우정의 세계로 넘어 온다. 그런데 이런 시장의 흐름을 바꾼 것은 청춘영화의 대표감독이었던 김응천도 문여송도 아니 바로 석래명 감독이었다.이렇게 패러다임 자체가 바뀐 것에 대해 김응천 감독은 고교 우량아로 응수한다. 


이 영화는 나름 좋은 흥행성적을 기록했지만 고교얄개의 속편쯤으로 여겨 졌고 (고교얄개의 속편은 얄개행진곡으로 역시 석래명 감독의 작품이다.), 좀 심하게 말하면 이후 만들어지는 아류작들의 행진의 시작인 되고 말았다. 고교 우량아가 개봉된 지 일주일쯤 뒤에는 석래명 감독이 다시 고교 꺼꾸리군 장다리군을 개봉시키며 라이벌(?)관계를 만들어 가기 시작한다.(내 생각에...^^)



고교 꺼꾸리군 장다리군은 이미 50, 60년대부터 유명한 만화가 원작이지만 영화의 구조는 고교얄개를 그대로 따라간다. 상영시간 90여분 동안 영화는 

1.이승현과 김정훈의 코믹 에피소드 나열하기에 30여분.

2.같은 반의 가난한 친구의 현실을 알고 자신들을 자각하는 모습에 30여분.

3.학생의 본분과 같은 대사와 함께 뭔가 사회적으로 의미있다고 생각되어지는 모습 에 솔선수범하는 주인공의 감동(?)적인 모습에 나머지 30여분을 골고루 배분한다.

 

얄개가 등장하는 하이틴 영화의 주제는 거의 대부분이 학생 선도를 통한 올바른 인격체의 형성이라는 구닥다리 도덕교과서에서 밑줄 쫙 친 것처럼 천편일률적이다. 그리고 이런 사명감을 실천하는 남자 선생님이 등장하여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려진다.


고교 꺼꾸리군 장다리군도 이러한 패턴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나름대로 재미있는 게 있는데, 고바우 선생님이 가난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있는 곳이 여의도 어디쯤인 것 같은데, 가까이 국회의사당이 있는 걸로 봐서 말이다. 77년에 여의도는 거의 시골수준이어서 재미있었다. 개발되지 않은 한강의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말이다. 그리고 이승현이 직접 부른 주제가가 귀에 맴도는 게 참 좋았다. 또한 고바우 선생님 역을 한 전운의 연기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마치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 했다.


개봉 : 1977년 5월 14일 중앙극장

감독 : 석래명

출연 : 이승현, 김정훈, 전운, 강남길, 김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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