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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는 70년대와 80년대 초반까지 많이 제작되었던 우리나라의 B급 액션영화들이 영어 더빙되어 출시된 DVD가 여럿 있다. 마치 홍콩영화인 것처럼 포장된 국적불명의 영화처럼 인식되거나, 세계 트래쉬 무비팬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게중에는 우리나라에는 남아있지 않는 작품도 섞여 있다고 알고 있는데, 어쨌든 이번에 보게된 이두용 감독의 <돌아온 외다리>도 이런 케이스로 보게 된 경우였다. 한용철의 전설적인 발차기가 전설이 되어 구전(?)되고 있었지만, 테크니스코프로 제작되어 볼 수 없었던 영화이기도 해서 무척 궁금했는데, 이렇게라도 보게 되어 무척 좋았다.


이두용 감독이야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중의 한명임은 분명하다. 특히 70년대 후반 이후 토속적 소재로 예술영화계에 두각을 나타냈지만, 그는 또한 제대로 된 액션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의 액션영화들은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여러 감독들이 찬사를 바치고 있지만, 필름이 유실되어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운 경우라고 하겠다. 해결사나 선배같은 영화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하는 영화인들의 글을 종종 읽었고, 복원된 최후의 증인같은 영화에 대한 찬사는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이런 연장선에서 <돌아온 외다리>처럼 볼 수 없었던 영화를 보게 된 경우는 그 완성도 여부를 떠나서 우선 감격스러운 감정은 어쩔 수가 없더라. DVD를 저화질로 립한 파일로 봤기 때문에 화질은 그야말로 구리구리 뱅뱅이었지만, 시네마스코프 화면은 그대로 살아있어 이두용 감독의 활극 미장센은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접근하자면야... 내용은 대개의 70년대의 B급 액션영화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해외에서 맘대로 편집이 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변명거리를 차지하고라도 별다른 특색은 없었다. 그렇다면 <돌아온 외다리>에서는 몸으로 부딪히는 격투의 흥분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격투씬이 당대의 B급 액션영화와 차별화되는 그 무엇이 있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하지 않던가? 초년병 시절의 이두용 감독이지만 <돌아온 외다리>는 내용을 감안하고 본다면 시네마스코프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나 격투씬에서의 다양한 앵글로 촬영되고 편집된 카메라의 움직임은 격투씬의 리듬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긴 했다.


하지만 이건 좋게 보려는 마음이 앞섰다는 것도 고백해야 겠다. 어떻게든지 장점을 발견해보려는 시도이기도 하고 말이다. 배경은 일제시대지만 지나가는 기차는 70년대의 비둘기호로 보이고, 주인공은 나팔바지 휘날리며 다리를 번쩍 번쩍 들어올려 적의 아가리를 난타한들, 독립군의 자금줄인 금괴를 찾는다는데 뭐 어떠랴... 애국 좀 하시겠다는데...


어쨌든 이두용 감독의 74년도 작품 <돌아온 외다리>는 컬트적 B급 액션영화로 책의 한부분은 분명히 차지하겠지만, 걸작의 반열은 가당치도 않다. <돌아온 외다리>를 보며 나름대로 좋은점을 찾으려고 했고, 분명 좋은 장면이 있었다. 작년에 영상자료원에서 복원되었는데, 깨끗한 화면과 감독의 의도대로 편집된 버전으로 다시 본다면 분명 다르게 다가올 부분도 많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이두용 감독의 영화가 아닌가? 그래서 더욱 관심이 가고 의미가 있는 영화인 것 같다.

 

개봉 : 1974년 7월 20일 명보극장

감독 : 이두용

출연 : 한용철, 권영문, 배수천, 조춘, 정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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