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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프 강스 감독의 재미있는 호러영화 <사일런트 힐>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이 영화가 여자들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사건에 개입하게 만드는 입양된 딸, 딸을 찾아 폐허가 된 마을 '사일런트 힐'로 들어가는 엄마,
엄마를 돕는 여자 경찰, 마을 광신도들을 이끄는 여자목사는 사건의 시작과 결말을 모두 아우른다.
마녀사냥이라는 중세적 억압을 여전히 수행하는 여목사는 당시의 질서를 만들어낸
남성들의 원초적 폭력의 충실한 이행자다.
그러므로 영화에서 그녀는 제거되어야 하고, 사건은 엄마와 여경찰에 의해 해결되어간다.
남편의 부재가 심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아마 이 폭력의 연쇄고리가 남성에 의해 만들어졌으므로
남편/남성은 해결할 수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결국 사일런트 힐은 지옥의 또 다른 이름이었고, 그곳에서 빠져나온 엄마 로즈와 딸 샤론은
남편이 만들어 놓은 공간(지금 여기)가 아닌 또 다른 공간으로 빠져나가 버린 건 아닐까?
원작 게임에선 남편이 딸을 찾아나선다는데, 영화에서는 여성들 만의 이야기로 만듦으로써
좀 더 넓은 의미를 확보했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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