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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 감독의 <오빠생각>을 보고 나니, <국제시장>의 성공의 여파는 여전히 힘을 가지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국제시장>의 정서라 할 그리움을 차용한 영화들이 몇 차례 개봉되기도 했고,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러나 <오빠생각>에 이르면 이제 힘을 다했다는 생각도 든다. <오빠생각>은 비슷한 정서를 시도했지만 가슴을 적시기 보다는 그저 신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빠생각>이 포착한 전쟁 시기의 어린이 합창단이라는 소재 자체는 좋았다. 그들이 불러주는 맑고 고운 노래가 메아리가 되어 전쟁과 가난에 지친 극중의 사람들 뿐만 아니라, 지금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가슴까지 적셔줄 수도 있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하지만 내러티브 구성이 너무 진부했다. 그래서 그 노래 소리가 마음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그러니까 기존 한국영화에서 이러이러한 장면들을 조합하면 감동을 느끼고, 극장앞이 인산인해를 이룰 것이다라는 진부한 클리쉐는 죄다 동원한 모양새다.
이데올로기가 뭔지도 모르는 백성이고, 단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남에 붙었다, 북에 붙었다 한 죄밖에 없지만 목숨을 잃게 된다. 이 와중에 어른들의 이데올로기 놀음에 고아가 되고 만 남매의 우애는 분명 한국인의 정서를 강하게 건드릴 것 만 같지만, 이미 <국제시장>이 한번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다시 눈물을 흘리며 카타르시스를 느낄 마음 자리가 없다.
차라리 음악에 좀 더 집중했더라면 어땠을까?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가 더 두드러지며 감동을 주지는 않았을런지. 감동의 포인트를 성공한 영화에서 무작정 길어 올리려 했던 단순함이 아쉽다. 이것은 감독의 문제라기 보다는 어쩌면 프로듀서 시대의 한국영화가 안고 있는 비극이려나…
개봉 : 2016년 1월 16일
감독 : 이한
출연 : 임시완, 고아성, 이희준, 이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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