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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사람이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에서 간간이 이름을 들었지만 본 영화가 없는 관계로 그러든가 말든가 했는데... 영화번역을 취미로 하는 지인이 줄기차게 보내주고 있는 영화들 덕분에 그의 존재를 서서히 인지하기 시작했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각본을 쓴 트루 로맨스에서 소니 치바의 영화를 좋아하는 여자친구와 데이트하고 싶다고 했던가 어쨌던가 했지만 그 정도까지의 열광 수준은 아니지만 꽤 정은 가는 배우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일단 얼굴만 보고 있으면 느~~~끼~~~하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멋진 수트도 어울리고, 허름한 티셔츠도 어울리고, 제복도 어울리는 편인데다, 가라데 도복까지 어울리더니 드뎌 그 일본의 똥꼬팬티(훈도시)도 제법 잘 소화해내더라.^^
어쨌거나 지금까지 본 그의 영화들 중에서 질적으로 높은 영화는 없었다. 하지만 보는 족족 재미는 있다. 보통 중산층 이하의 남성관객을 겨낭한 듯한 B급 수준의 범죄영화를 봤지만 의외로 그는 범인보다는 형사가 어울린다. 야쿠자 조직에 침투한 형사로 분한 <야쿠자 형사>에서도 그는 갱스터로 분하고 있지만 그가 언더커버 형사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그가 그냥 범죄자였다면 그다지 임팩트가 있을 것 같진 않다는 생각이다. 뭔가 비밀을 간직한 인물이 그에게 더 어울린다. 그래서인지, 후카사쿠 긴지 감독의 <도베르만 형사>에서는 그다지 두드러져 보이진 않았다. 오키나와 시골에서 올라온 형사로 분해 도시라는 공간의 냉혹함을 체험하는 형사로 열심히 뛰어다니지만 이 영화는 그의 영화라기 보다는 후카사쿠 긴지의 영화구나 라고만 생각된다. 뛰어난 감독 후카사쿠 긴지의 범작이라고 할 만한 영화에서도 소니 치바는 감독의 개성에 묻혀버린 셈이다.
<야쿠자 형사 2> <도베르만 형사>
소니 치바는 작가성향의 감독보다는 평범한 감독의 영화에서는 상당히 두드러진다. 아마 감독의 연출보다는 배우의 매력을 부각시켜 스타성에 의존하는 영화들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특히 <야쿠자 형사>시리즈에서 소니 치바는 많이 돋보인다. 1편에 비해 2편은 원인과 결과는 있으되 과정은 없다고 할 정도로 좋게 말하면 속도감 있게, 좀 나쁘게 말하면 막장스럽게 찍은 영화이지만 소니 치바의 매력은 그대로 살아있다고 느꼈다. 그 외 힌국인 최배달의 일대기를 일본인의 시각에서 약간은 국수적인 시각으로 만든 <극진공수>시리즈에서도 돋보인다. 역시 영화적으로는 적당히 평범하다고 할 수 있다.
어쨌거나 좀 더 다양한 소니 치바의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어떻게 생각이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70년대 출연한 B급 영화에서의 그의 존재감은 대단한 편이며, A급이거나 작가적 감독과의 작업에서는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는 못하는 걸 보면서 그가 자신의 연기스타일을 지나치게 고집함으로써 감독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오해도 해 보게 된다.
최근에 <신칸센 대폭파>도 재미있게 봤다. 보기 전부터 다카쿠라 켄, 소니 치바의 조합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까 무척 궁금하기도 했다. 일단 영화적으로는 일본 영화특유의 느린 전개가 이런 속도감을 요하는 영화에서도 지속되는구나 싶으면서도 이상하게 긴박감은 느껴지는 구조라 흥미롭기도 했다. 느린 전개, 느린 편집 속에서 느끼는 느린 긴박감은 분명 헐리우드의 재난영화의 문법과는 다른 것이었지만 그렇다고 그 스타일을 좋게 볼 수만은 없었다. 영화적인 얘기는 다음에 다시 하기로 하고, 일단 타이틀에 다카쿠라 켄 다음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소니 치바가 왜 출연을 결정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한 역할이었다. 이 영화는 다카쿠라 켄과 신칸센 관리자(?) 쿠라모토(맞나? 이름이 벌써 가물가물)역을 한 배우의 영화다. 소니 치바가 낄 자리는 없었다. 짧은 등장시간에 특별한 임팩트도 보여주지 못했고, 그저 평범했기 때문이다. 역시 그의 자리는 고된 노동에 지친 남성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B급 액션의 세계가 어울리나 보다. 물론 나도 그의 B급 영화들에 한동한은 매료될 준비가 되어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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