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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는 못말려를 처음 알게 된 건 90년대 초반쯤 만화책을 통해서였던 것 같고.
짱구는 못말려를 재미있다며 잠깐 봤을 때가 아마 2000년대 언제쯤
공중파 TV에서 였던 것 같고.
웃음을 참지 못하고 방바닥을 데굴데굴 굴렀으니 어언~~ 벌써 10년이나 흘렀다.
하지만 짱구가 케이블로 옮겨간 후에는 리모콘으로 채널돌리기 운동중에 간간히
안부인사나 하는 것이 고작일 정도로 서먹서먹해졌다.
그러다가
우연히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18편을 보다가 빙그레 웃고 말았다.
오랜만에 만난 신노스케군, 아니 짱구군. 여전히 재미있게 살고 있구나...
극장판이라고는 해도 TV판과의 차이는 별로 느끼지 못했다.
다만 90분으로 늘어난 시간에 걸맞게 스케일이 좀 커졌다고 하나..
그것도 뭐, TV판의 롱버전이라고 해도 상관은 없을 정도였다.
극장판을 보면서 느낀건 (물론 모든 극장판을 본 건 아니지만)
희한하게도 TV판보다 더 건전(?)하게 느껴지더라는 것.
특유의 성적코드도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았고
짱구와 친구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이동한
공간이 미래의 네오도쿄라는 설정인걸로 봐서는
아키라의 디스토피아 공간을 본뜬 것 같지만
마치 놀이동산처럼 꾸며진 공간이라 예쁘기만 하고.
혹시 구도쿄로 묘사된 예전의 시가지의 우중충함에서
계급적 한계를 보려고 노력해보는 당신.... 그야말로 부질없다.
극장판은 그냥 즐기면 되는 거다.
나는 어른이라서 못 즐기겠다면 그걸로 그만인 거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거든.
하지만 나는 즐겼다.
먼저 아이들이 미래로 가서 어른이 된 자기자신과 만난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다고 얘기하고 싶고.
어린 시절 꿈꾸던 대로가 아니라 그저 지리멸렬하게 살고 있는 그들을 보며
삶이란 그런거지 라며 잠시 지리멸렬한 일상에 휘둘리는 나를
1초 동안이나마 돌아보게 되는 뜬금없는 효과를 주기도 했고...
어른이 된 신노스케 짱구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꼬맹이들과 아닌 척 개그로 무장한 신부군단의 히스테리 코미디를
보면서 웃어도 보고.
볼 마음이 전혀 없었지만 어떨결에 보고 스트레스 풀어본다.
예전의 TV판보다 확실히 덜 웃겼지만
그래도 입꼬리 찢어지게 웃을 수 있는 장면이 종종 있어서
더 바라지도 않으려고 한다.
짱구는 못말려는 어린이들에게 교훈을 주려고 만들어진 게 아니라
어른들의 입꼬리에 미소를 만들어주기 위해 태어난걸지도.
그게 이 애니메이션의 존재이유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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