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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유럽영화

사촌들 Les cousins

구름2da 2018. 9. 2. 16:27



<미남 세르쥬>로 데뷔한 끌로드 샤블롤의 첫 성공작 <사촌들>은 부조리하다는 것이 뭔가 확실하게 보여주는 영화였다. 한마디로 이거 뭔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는 거냐? 화를 내봤자 세상은 어차피 널 속이니까? 막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젊은 감독이 보는 당시의 프랑스 사회가 이토록 부조리한 것이었을까? 간단하게 말해. 희망조차 말살시켜 버리는... 그러다 보니 50년전의 이 영화는 작금의 대한민국의 상황과도 일치해버리는 것 같은 이상한 기시감마저 가지게 만든다.

 

시골출신의 샤를르는 법률 시험 통과를 위한 준비를 위해 파리로 온다. 재산 많은 부모의 도움으로 호의호식하는 사촌형 폴의 집에 머무르며 자유분방해 보이는 폴의 친구들에게 매료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여자 플로랑스도 폴에게 뺏겨버리고, 대신 공부에 매진하지만 시험에도 낙방한다. 그런데 사촌 형 폴은 술먹고 섹스하고 놀기만 하는데 그 멀끔한 말솜씨를 이용해 단번에 합격해 버리는게 아닌가... 세상이 지랄맞게 느껴지겠지. 샤를르는 지독히도 운이 좋은 형의 권총에 탄환 하나를 넣고 형의 머리에 대고 러시안 룰렛을 한다. 역시 운 좋은 놈은 총알도 피해간다.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폴이 총을 발견하고 장전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하며 장난으로 샤를르에게 한방 쏘는데... 역시 재수없는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가 보다. 한방의 총알은 샤를르의 배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버리고 만다. 뭐, 샤를르는 죽고 마는 거지. 


괜히 억울하고 화가 나지만 세상이란 원래 그런거냐? 끌로드 샤브롤 감독이 얼마나 세상에 불만을 품었던 젊은이였던가, 나아가 그 누벨바그의 무리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얼마나 회의적이었던가 짐작이 된다. 그 카이에의 무리들이 세상을 향해 분노를 뿜어 내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그 부조리한 사회...누벨바그는 이러한 분노위에 탄생한 물결이었구나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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