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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레이 감독의 <끝없는 추적>도 <하이 시에라>와 비슷한 느낌을 받은 영화다. 마치 격정을 화면 아래에 숨겨 놓은 듯 이 영화는 조용하게 움직일 뿐이다. 동료 경찰관의 죽음을 추적하던 짐 윌슨. 결국 범인을 밝혀내지만 그는 폭력형사라는 오명을 쓴 채 촌구석의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보내진다.
이 영화는 범죄의 해결을 주 플롯으로 설정하고 있지만 주인공 짐 윌슨의 내면의 변화에 더 관심을 보인다. 바글바글 아이를 두고 있는 동료형사와 홀로 식사를 하고 있는 짐 윌슨의 모습을 대비시키는 초반부를 통해 짐 윌슨의 외로움을 강조하고 있고, 그가 폭력적 성향을 드러내는 이유가 바로 이런 그의 외로움에 기인하며, 더군다나 그걸 스스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니콜라스 레이 감독은 모든 범죄는 외로움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짐의 폭력성과 범죄자로 등장하는 일군의 인물들의 폭력성, 그리고 시골 소녀를 죽인 소년의 폭력성도 모두 외로움에서 비롯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의 해소가 억압과 강압이 아닌 다가가서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라는 평범하지만 내심 실천은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느와르 장르속에서 녹여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폭력형사로 위태위태했던 짐은 그걸 못했던 것이다.
다가가는 것. 마지막 시퀀스에서 짐이 범인의 누나인 마리에게 먼저 다가가 대화하는 장면을 보면서... 도대체 범죄영화면서 박력도 없어 보이는 이 영화가 왜 이런 스타일이어야 했는지 알게 되면서 니콜라스 레이의 연출력에도 감탄하게 되었다. <어둠속에서>라는 제목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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