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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월쉬 감독의 1941년작 <하이 시에라>를 보기 전에 상상했던 것은 제대로 된 필름느와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그러나 일단 그 기대감은 충족되지 못했다. imdb에서도 느와르 장르로 분류하고 있긴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사회비판적인 범죄영화라는 생각이다. 아직 느와르가 되기엔 그 특유의 설정들이 조금 부족해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말타의 매>로 본격적인 느와르 시대를 열었던 존 휴스턴이 각본으로 참여하고 있다 보니 느와르 영화의 시원(始原)이라 할 만한 장면들이 언뜻 언뜻 보이는 재미는 있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하이 시에라>는 느와르가 아닌 다른 장르로서 내게 만족감을 안겨준 영화다.
이 영화는 로이 얼(험프리 보가트)과 그의 일행들인 베이브, 해터리, 빅 맥등이 범죄를 모의하고 강탈에 이르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라울 월시 감독은 어찌된 건지 주요 플롯이라 할만한 이 과정의 묘사에 그다지 큰 관심이 없다. 대신 로이 얼과 마리의 로맨스에 더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로맨스를 따라가다 보면 신문지상에 흉악범이라 대문짝만하게 소개된 로이 얼보다 이 세상이 얼마나 잔인한 곳인가를 우회적으로 깨닫게 된다. 잘 만든 범죄영화이면서 가슴 속에 작은 성찰도 불러 일으키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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