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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미국영화

레드 Red

구름2da 2018. 8. 31. 11:29



별 기대도 안했는데 의외로

로베르트 슈벤트케의 레드를 허허실실거리며 나름 재미있게 봤다.

CIA, 은퇴한 킬러들, 라틴 아메리카하면 딱 떠오른다.

이 영화가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더군다나 전형적인 헐리우드산 영화가 아닌가? 그 물줄기가 샛길로

빠질 염려는 아예 접어두시라.

그만큼 이 영화는 1급 배우들이 출연하는 킬링타임용 영화로

적당한 영화인 것이었고

그래서 별 기대없이 그럭저럭 “재미만 있으슈” 하며 선택했던 것이다.

그리고

빙고...

 

CIA에서 미국의 이익을 위해 미국의 종이 되어 갖은 못할 짓을 해온

역전의 용사 노인네들이 그 못할 짓 때문에 제거의 대상이 되었고

그들의 뒤를 이어 현재 못할 짓을 주 업으로 하는 젊은 후배는

목숨 내 놓으라고 달려온다는 이야기인데,

알고 봤더니 못할 짓은 한 막돼먹은 인물이 뒤에서 배후조종했던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라는 나라와는 크게 상관없을 수도 있다며

뒤꽁무니 살짝 빼면서 국가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축소시키는

이야기 되겠다.

 

그런데 이렇게만 보면 너무나 전형적인 CIA이야기가 된다.

여기저기서 너무 많이 봤다. 그래서일까?

전형적인 이야기에 더 전형적인 이야기를 덧붙이게 되는데

아~~~ 나에게는 이 덧붙여진 전형성이 나름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 되었던 것이다.

어떤 것이냐?

바로 지루한 일상이라는 닳고 닳은 양념 되겠다.

CIA와 지루한 일상은 따로 영화에 담아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감독의 레벨의 수준이 한 단계 높은 곳에 있어야

제대로 즐길만한 영화가 나온다.

최근의 우디 알렌의 <환상의 그대>는 한 단계 높은 곳에 있는

감독의 좋은 영화의 예가 될수도 있겠다.

 

어쨌든 일상을 버무리는 방식도 역시 전형적이지만

그래도 영화에서 전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해서는 안된다.

프랭크(브루스 윌리스)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따뜻함을 동경하면서

따뜻한 연애를 꿈꾼다.

사라(메리 루이스 파커)는 매일매일 똑같은 생활에 하품이나 하며

자우림의 노래마냥 뭐 화끈한일, 신나는 일 없을까 와우와우와우를

외치고 싶은 여자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지루한 일상에서 일탈하고 싶어하는

사라의 한판 난장판의 백일몽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사라가 어떻게 고난에 처하고 위기를 헤쳐나가며

일탈하고 있나 하는 것이 더 궁금해지는 영화다.

역전의 용사들이야 공식대로 위기를 벗어날 것이고

음모의 근원도 네, 당연합니다. 밝혀낼 것이기 때문이니

그다지 서스펜스가 없는데 비해서

사라의 모험에는 일탈의 속 뻥 뚫리는 화끈함이 있고

은근 슬쩍 동화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재미있는 영화가 되었다.

영화적 성취에 대한 고급스런 만족감 대신

허허실실이 남는다 하더라도 말이다.

그러니 킬링타임 아닌가? 2시간 동안 즐거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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