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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로드리게즈 감독의 황혼에서 새벽까지는 이중성에 관한 이야기로 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이중성이란 선과 악, 평안과 공포 같은 의미로서 하나의 사물안에 동시에 존재하는 양면성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양면성을 이루고 있는 경계의 표출은 순간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다시 말해 눈깜짝할 사이보다도 더 짧은 한 찰나에 불과한 시간동안 경계는 허물어지고 의미는 뒤바뀔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먼저 영화의 도입부를 보자. 아주 평온해 보이는 도로위에 카우보이가 탄 자가용 한대와 트럭이 서로 엇갈려 지나친다. 자가용에서 바라본다면 트럭은 아주 위협적으로 보일 것이다. 이렇듯 평화로움 속에 위협은 항상 공존한다. 이런 의미는 다음 씬인 편의점안에서 보다 명확해진다.

 

정말 평온하기 이를데 없어 보이는 편의점 안은 위협을 안고 있는 분화구였음이 곧 드러난다. 로드리게즈 감독은 이곳이 천국이 아니라 지옥임을 보여주기 위해 일초의 망설임도 없다. 한번의 컷은 순식간(한 찰나)에 편의점을 지옥으로 만들어 버린다. 편의점은 단번에 후반부에 등장할 티티 트위스터로 바뀌고 세스(조지 클루니)와 리치(쿠엔틴 타란티노) 형제는 술집의 뱀파이어와 똑같은 의미를 부여받게 된다.

 

이렇게 본다면 대부분이 황당하다고 느낄 정도로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후반부의 티티 트위스터 술집과 뱀파이어들은 편의점에 대한 각주로서 기능한다. 이는 마치 편의점에서의 종업원/보안관/두명의 여자인질의 모습을 세스/리치 형제로 대체시키고 다시 한번 재현해 보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후반부는 다른 스토리가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은 스토리의 동어반복인 셈이다.

 

그럼으로써 감독의 의도는 명확해 보인다. 언제 어떻게 경계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넘어설 지 모른다는 것. 그래서 인위적인 이분법으로 나뉜 경계라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믿음의 상징 목사는 그 믿음을 잃게 되는 것이 순식간에 일어나는 일이며

피곤함의 끝을 위한 편안함을 위한 침대가 있는 여관이 악몽의 시작으로 돌변하는 것도 순식간. 겁먹은 표정으로 인질이 된 가족들이 전사로 돌변하는 것도 순식간이며 아름다운 미인이라고 생각했던 여자/사람이 피에 굶주린 뱀파이어로 돌변하는 것도 눈깜짝할 사이인 것이다.

 

결국 편의점이나 티티 트위스터는 같은 장소의 다른 모습이었던 것이며, FROM DUSK TILL DAWN이라는 제목은 FROM DAWN TILL DUSK와 동일한 이름인 것이다.

 

더군다나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우리가 발딛고 있는 땅(지옥으로 부터 탈출한 안전한 땅/바깥)도 실은 고대의 무덤위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 않은가...

 

영화 속에서 땅과 무덤의 경계는 보이지 않는다. 무덤의 꼭대기가 땅이라는 이름으로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선과 악의 경계도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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