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주의를 지향하는 감독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수 없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올리버 라세 감독의 스타일을 마냥 지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일단 너무 재미가 없다. 감독의 의도가 관객이 느린 호흡으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기를 바란다고 할 수도 있겠다. 카메라로 왜곡되지 않은 세상 그대로 말이다. 이렇게나 내성적인 주인공을 설정하고, 어머니 역시 마찬가지로 느리며, 몇 명 되지 않는 주위의 인물들 역시 매한가지라면. 좀비도 달리기를 하는 세상에 오히려 초기의 좀비처럼 느리게 걷는 것이 정말 현실인가 싶은 건가 싶고, 정말 그래야만 자본주의의 무한 경쟁이라는 속도를 비판할 수 있는 걸까? 싶기도 하고. 올리버 라세 감독은 세상이 할리우드 영화 속 다이나믹한 인물이 아니라 자신의 영화 속 인물들처럼 ..
드라마 버전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원작과 비교하지도 못하니 그 자체로 하나의 새로운 작품으로 느낀 을 재미있게 보았다. 이 영화는 주인공 네 명, 각각의 캐릭터가 얼마나 개성과 매력이 차고 넘치는가가 관건인 영화다. 반면 그만큼 사건의 임팩트는 약해 보인다. 갈등의 골도 없고. 모든 사건은 마음먹은 대로 슬슬 풀리며 진행. 마동석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이미지를 잘 활용하고, 김아중은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봄. 젊은 형사를 연기한 장기용도 나름 선방. 김상중의 캐릭터는 좀 평범해 보이기도 했지만 개성 강한 인물들 사이에서 중재역할은 한다. 일당백의 싸움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활용되어 때론 헛웃음도 유발하고, 모든 사건이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마냥 술술 풀려버리기도 하지만, 재미있다고 느..
항거: 유관순 이야기 - 독립투사 유관순을 기억하며 유관순이라는 인물에 대해 감동하고 공감이 되고 존경심을 갖게 된다. 글이나 역사책에서 접할 때 보다 처럼 영상으로 접하게 되면 그 생생함이 글자보다 몇 곱절 더 진하게 전달되고 몰입감과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도금봉이 유관순으로 열연했던 윤봉춘 감독의 1959년 작품 역시 감동적이었다. 하긴 유관순의 치열한 삶 자체가 감동 그자체이며, 영화보다 더 영화적인 것도 사실. 풍부한 질감의 화면으로 극영화의 본질에 충실했던 윤봉춘 감독의 1959년 작품에 비해 조민호 감독의 는 스타일을 미니멀하게 가져감으로써 다큐멘터리적인 터치를 강조하면서 사실감을 중시한다. 여성 독립투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에서는 유관순을 히어로로 그리기 보다는 한명의 인간으로 그리길 ..
그대 이름은 장미 - 엄마의 꿈은 어디로 조석현 감독의 는 강형철 감독의 2011년의 작품 와 자꾸 겹쳐보인다. 물론 여기에는 영화 에 출연했던 유호정이 주인공이면서 음악이 영화의 주요한 흐름을 형성한다는 것. 또한 추억과 낭만을 동반하는 과거라는 시간과 공간. 버거운 삶에 힘들어하는 현재라는 구성도 를 떠올리는 데 한 몫 했을 것이다. 익숙한 스토리는 보는 동안 편안함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서 익숙한 스토리는 식상하다는 느낌도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뭔가 특별한 구성을 동반해야 하기도 한다. 스토리 패턴이라든가 구성을 살짝 비튼다든가 하는 식으로 뭔가 특별한 구성을 동반해야 한다. 그것에 실패하면 마치 TV아침 드라마를 보는 듯한 진부한 식상함을 느끼게 만들 뿐이다. 안타깝게도 는 제 2의 가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