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한척이 안개를 뚫고 해안가로 오고 있는데, 배 안의 사람들은 다 목에 물린 자국이 있다. 미국에 유학중인 성혜가 갑자기 귀국한다. 겁에 질려 있는 성혜를 약혼자이자 의사인 장충환이 치료하고자 하지만 원인을 알지 못한다. 어느날부터 목에 이빨 자국이 난 채 피를 빨린 시체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알고 보니 배를 타고 들어온 드라큐라의 소행이다. 드라큐라는 성혜를 따라 왔던 것, 성혜마저 드라큐라에게 물려 흡혈귀가 되자 장충환은 결심을 하는데, 결국 드라큐라는 십자가도 마늘도 소용없자 스님의 염주에 의해 퇴치된다. 서구의 고전인 F.W. 무르나우의 를 번안해서 영화를 만들었는데, 한국의 장의사나 스님이 등장하니 뭔가 친근감도 느껴진다. 드라큐라 캐릭터는 토드 브라우닝의 에서 그대로 가져온다. 1980년..
영화 제목이 어떻게 보면 예쁘기도 한 것이, 촌스럽기도 하고, 오글거리기까지 하는 는 다작 감독 중의 한명인 이형표 감독이 1977년에 발표한 청춘영화다. 가장 예쁜 시절의 이덕화와 유지인이 주연으로 출연하고 있는데, 리즈 시절의 두 사람을 보는 재미는 있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 요양차 섬으로 온 현아. 민속학 전공자로 섬의 민속에 대해 연구하러 온 승일은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관계가 깊어 갈수록 현아의 병세는 심해진다. 현아는 승일을 위해 떠나기로 결심하고 서울로 와 병원에 입원한다. 실연의 상처에 아파하던 승일은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두사람은 극적으로 만난다. 그러나 현아는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만다. 이 영화는 섬에서의 장면들은 재미있게 볼 만하다. 섬과 바다라는 시원한 배..
맹물로 움직이는 자동차라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대기오염도 없을 것이고, 수도꼭지만 돌리면 되니 석유를 수입하느라 달러를 쓸 필요도 없을 것이며, 산유국들이 값을 올리네 마네 유세를 떨어도 “흥, 그러시든가”하면서 오히려 유세를 떨어 볼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1974년도에 발표된 이형표 감독의 는 70년대 중반에 있었던 석유파동의 그림자가 깔려있다고 하니 그땐 누구나 한번쯤 맹물로 가는 자동차를 꿈꾸어 봤을지도 모르겠다. 는 적절한 사회적 이슈를 밑바탕에 깔고 미경(오수미), 문희(나하영), 수애(장미화)의 여자셋과 원대(신영일), 철권(신일룡), 윤수(김세환)의 남자셋이 탁자를 사이에 두고 미팅하는 모양새마냥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티격태격 다투고 화해하며 관계를 만들어가는 로맨..
남고생들이 주축이 된 얄개시리즈는 고교얄개가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서 1977년부터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승현, 김정훈, 진유영, 강주희등이 돌아가며 주요 배역을 맡고 있고, 김응천, 석래명, 문여송 감독이 청춘영화 3인방으로 이야기되곤 했다. 하지만 는 61년 으로 데뷔했던 중견 이형표 감독이 연출하고 있지만 3인방 감독과 차별될 만한 새로운 시도는 눈에 띄지 않는다. 얄개 시리즈의 기본 골격을 유지하는 선에서 적당하게 이야기를 얽어내고 있다. 그러나 등에 비해서는 플롯의 전개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느낌이 들고 재미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보면 김응천이나 문여송 감독에 비해 이형표 감독의 실력이 한 수 위일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어쨌든 남고생이 주축이 된 얄개물은 임예진의 순정하..
이형표 감독의 을 보기로 했던 단 하나의 이유는 신중현의 음악을 듣고 싶다는 것이었다. 역시 신중현의 음악은 무척 좋았다. 영화음악은 종종 맡았던 신중현이 직접 연기를 한 것은 이 유일한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이 영화는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단, 손발이 오그라드는 신중현의 연기와 영화 스토리는 감수해야 한다. 그래도 코미디를 보듯 즐기는 맛도 좋다. 신중현과 엽전들을 출연시키기 위해 급조되었을 스토리에 대해서는 특별히 말할 건 없지만, 역시 신중현이 극 중에서 연주 하는 장면에서 만큼은 훌륭했다. 근육이 미세하게 떨리고 기타를 튕기는 손가락의 움직임이 화면을 뚫고 나올 기세다. 이것은 이미 정점에 도달한 예술가를 보는 듯 했고, 저절로 감동이 느껴진다. 더불어 울고 싶어라로 기억하는 이남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