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최헌의 노래 는 서정적인 멜로디로 크게 히트했다, 석래명 감독은 이 노래에 영감을 받아 당시의 톱스타 신성일, 정윤희, 김자옥을 캐스팅하고 영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흥행에도 크게 성공했다. 하지만 후대의 관객인 내게는 그럭저럭 볼 만한 영화 정도였다. 재미가 없진 않았지만 당시의 전형적인 삼각관계 스타일을 반복하고 있을 뿐, 1968년 작품 의 또 다른 아류라 할 평범한 멜로드라마였기 때문이다. 첫 장면은 비오는 날이다. 노란 우산과 빨간 우산을 쓴 두 여자가 검은 우산들 사이로 유독 두드러져 보인다. 그녀들은 정윤희와 김자옥. 신성일의 ‘두 여보’다. 최헌의 주제곡과 함께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 예쁜 화면이 돋보이는데, 이 영화에서 가장 좋은 장면이기도 했다. 사범대학을 졸업한 선희는 어머니가..
1977년에 개봉된 박호태 감독의 은 1963년 김묵 감독이 발표한 동명 영화의 리메이크영화다. 1963년 작품은 꽤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고 하지만 필름이 남아 있지 않아 아쉽게도 영화의 완성도를 확인할 길은 없다. 반면 박호태 감독의 은 그저 평범했다. 내용 자체는 꽤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것은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나리오 당선작이었던 각본가 임하씨의 공이라고 봐야 한다. 박호태 감독의 연출은 좀 밋밋해 보였다. 사생아인 청(이덕화)은 아버지를 찾아 과수원으로 온다. 어머니가 임종 직전 알려준 사실이다. 하지만 아버지(장동휘)는 현재의 가정의 평화를 위해 그를 외면한다. 섭섭한 마음이 가득한 청은 아버지를 괴롭힐 심산으로 과수원의 인부가 된다. 서울에 유학하고 있는 형(이동진)..
1968년 의 메가히트는 정소영 감독을 한국 멜로드라마의 가장 대표적인 이름으로 만들었다. 그의 영화는 신파적 요소가 다분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를 적당한 선에서 절제하는 편이라서 깔끔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은 1970년에 개봉되어 흥행에 성공한 영화인데, 이 시기 정소영 감독은 이후 4편까지 만들어진 연작을 계속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이 시리즈가 회를 거듭할수록 참신함을 상실하며 매너리즘에 빠지는 동안, 비슷한 시기에 만든 은 깔끔한 멜로드라마로 만들어진 것 같다. 마치 후편들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듯한 느낌이라면, 은 어느 정도 정성을 많이 쏟은 느낌인 것이다. 이 영화에서도 전형적인 삼각관계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세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악역을 배제함으로써,..
이경태 감독의 은 포스터나 광고 문구를 보면 에로물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잔잔한 멜로드라마에 더 가깝다. 절정의 미모를 자랑하는 정윤희가 20대 후반의 성숙한 미모를 과시하고 있고, 70년대 후반부터 나이 어린 여자들의 이상형(?)이라고 할 자상하고 돈 많은 중년 신사로 자주 출연하는 윤일봉이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가 개봉된 1982년은 70년대 후반 인기를 끌었던 호스테스물의 열기가 사그라지고 있을 즈음이다. 그래서인지 여주인공 수현(정윤희)의 직업은 여전히 호스테스로 설정되어 있지만 술집을 둘러싼 에피소드는 거의 없는 편이다. 대신 그 자리는 오랫동안 각광(?)받았던 소재라 할 수 있는 유부남 지환(윤일봉)과 그의 부인 경화(김진애)와의 삼각관계와 그 아이로 대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경태..
줄거리남자의 이름은 머피. 그가 지독하게 사랑했던 여자는 일렉트라. 하지만 그의 아내의 이름은 오미. 그리고 아들 개스퍼. 삶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 옛 연인 일렉트라의 실종 소식이 들려온다. 머피는 백방으로 전화를 하며 그녀의 행방을 수소문한다. 그러면서 과거 일렉트라와 지독하게 사랑했던 순간들을 회상한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그녀를 사랑했던가를 새삼 느끼고, 또 자신이 얼마나 사랑에 충실하지 못했던가를 깨닫고, 현재의 불만족스런 삶이 모두 자기 자신에게서 기인했음을 느끼며, 일렉트라를 잃은 상실감에 흐느낀다. 머피, 일렉트라, 오미의 트리플 러브 노골적인 표현을 즐기는 가스파 노에 감독. 2015년 칸느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역시 노골적이 노출과 섹스씬이 화면을 채운다. 마치 사랑은 섹스를..